보험 약관상 해외유학 중 사고는 해외여행 중 사고로 볼 수 없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보험회사의 주장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0일 해외유학 중 사고도 해외여행 중 사고에 포함되므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조정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유학생 A씨는 지난 2007년 5월 미국 유학 중 방학을 이용해 귀국했다가 같은 해 8월 신학기가 시작돼 뉴욕으로 다시 출국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신용카드사에서 비행기표를 결제하는 경우 무료로 가입시켜주는 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A씨는 10월에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유학중인 동생을 만나고 뉴욕으로 돌아오던 중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A씨의 유족은 보험약관 면책사항에 유학이나 연수목적을 해외여행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보험금 미화 50만달러(약 5억7000만원)를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험회사 측은 "해외여행 목적의 출국에 해당되지 않고, 비행기 티켓에 명시된 뉴욕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버지니아주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약관상 보험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버텼다.
이에 대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약관상 면책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위험직종 종사나 위험한 동호회 활동에 해당되지 않으면 유학을 포함한 유람목적 이외의 활동도 해외여행 중 사고에 포함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티켓에 명시된 여행지를 출발해 국내 주거지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경유지를 불문하고 최대 90일 한도까지 발생한 사고는 약관상 보험사고에 해당된다는 해석이 맞다"며 "보험회사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회사에 결정취지를 송부하고, 향후 유사 분쟁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보했다"며 "무료보험에 대해 소비자들이 보험가입사실 등을 알지 못해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2년을 경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