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광주 NGO 센터 방문…인권실태 파악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나주세무서 前 직원 김동일 씨의 사건이 국제연합(UN) 인권위원회에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프랑크 라뤼 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58·과테말라)은 광주시 서구 NGO센터에서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와 면담을 갖고 '광주지역의 인권실태' 보고서를 통해 UN인권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프랑크 라뤼 UN 특별보고관은 "인권과 민주는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 나라의 노동문제와 표현의 자유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인 광주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광주지역 NGO와의 면담에서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비판하는 글을 국세청 내부게시판에 올렸다가 명예훼손 혐의와 함께 '파면' 조치를 당한 김동일씨 사건과 광주시청 공무원·철도 노조 문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이 인권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검은 양복에 검정색 넥타이 차림으로 면담에 나선 김씨는 "공직자는 공직자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이다. 마땅히 국민의 한 사람으로 누려야 할 권리가 있음에도 공직자에겐 마치 이러한 권리가 제한된 것처럼 국가정책에 비판을 금지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면서까지 공직생활을 빼앗고 명예훼손으로 기소하는 등 국가권력을 남용했다"며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를 회복시켜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공직자와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의 사건개요를 담은 A4용지 5매 분량의 내용과 참고자료 등을 첨부해 UN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에게 제출했다.
이에 앞서 프랑크 라뤼 UN 특별보고관은 광주지방국세청을 방문해 임성균 광주청장과 면담을 갖고 김씨 사건과 관련돼 광주국세청의 입장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한국방문은 1995년 이후 15년 만에 이뤄졌으며, 특별보고관이 한 국가를 두 번 방문하기는 전 세계적으로 이란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특히, 특별보고관이 한 국가의 지방을 방문해 그 지역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기는 이번 광주지역이 첫 번째 사례로 꼽히고 있다.
1993년 첫 시행된 유엔 특별보고관제도는 특정 인권 상황 등을 다루기 위해 설립된 인권이사회의 특별 절차로, 실태 조사를 통해 개선방안을 권고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유엔인권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을 주된 임무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