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운송업을 영위하는 A사는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할 예정인데,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할 경우 항공기의 감가상각을 부품별로 세분화해서 적용해야 돼 고심하고 있다.
A사는 현재 항공기 자체를 하나의 유형자산으로 보고 감가상각하고 있는데,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항공기를 동체, 엔진 및 각 부품별로 구분해 각각 별개의 내용연수를 적용해 감가상각해야 한다.
현행 기업회계기준(K-GAAP)은 부품 등을 개별유형자산으로 인식할 경우에만 내용연수와 상각방법을 달리 적용해왔는데, 국제회계기준은 유형자의 구성요소 중 취득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할 경우 해당 구성요소를 별도로 구분해 감가상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
예컨대 자동차를 10년간 정액법으로 감가상각을 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엔진을 교체했다면 국제회계기준 체제 내에서는 엔진만 별도로 감가상각을 해야 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자동차는 내용연수 10년으로 정액법으로 감가상각을 했지만, 엔진은 별도로 5년으로 정률법으로 감가상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다만, 이렇게 특정부분을 별도로 구분해서 내용연수 및 상각방법을 달리할 적용할 경우, 회계와 세무상 감가상각 자산의 단위가 불일치 돼 기업의 입장에서 세무조정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인세법에는 '항공기', '자동차'라는 단일자산에 대한 내용연수만 규정돼 있어 엔진, 동체 등의 부품별 내용연수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 세무와 회계상의 자산 단위 불일치 발생= 국제회계기준은 유형자산의 감가상각 방법, 내용연수 및 잔존가치 등을 매년 재검토하도록 돼 있고, 상각 단위도 세분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에 대해 세부부품의 연식과 관계없이 '항공기'라는 하나의 유형자산에 대해 동일한 내용연수를 적용해 상각해왔으나,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엔진, 본체 등의 부품별로 세분화해 상각을 해야 한다.
예컨대 중고 엔진을 장착했지만, 동체만 새로운 것으로 교체한 비행기가 있다면 기존에는 하나의 내용연수와 잔존가치를 일률적으로 적용했지만, 이제는 중고 엔진, 본체 등이 별도로 감가상각되는 것.
또 현재는 내용연수의 변경이 어려우나,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한 후부터는 내용연수를 매년 재검토해 상황에 맞게 변경할 수도 있게 된다. 유형자산의 평가가 보다 더 경제적 실질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그러나 현행 법인세법에는 개별 유형자산별로, 즉 비행기에 대한 내용연수와 감가상각 방법만 규정돼 있을 뿐, 엔진, 본체 등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한 세무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회계상으로는 비행기라는 유형자산을 동체, 엔진 및 각 부품별로 쪼개 별도의 경제적 실질에 맞는 감가상각을 하고, 세무조정을 할 때에는 이를 다시 비행기라는 유형자산으로 감가상각을 적용해야 한다.
□ 항공업계 "원칙은 동일"‥백조의 물밑 작업= 이와 관련 2011년에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해야 하는 항공업계에서는 "원칙은 동일하다"면서도 물밑에서는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치밀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B항공사는 2007년 8월부터 '국제회계기준 도입추진팀'을 구성해 도입에 따른 영향 사전분석과 이에 따른 회계시스템 정비를 추진하고 있으며, 관계자에 대한 사내·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B항공사 관계자는 "상각단위의 세분화 등으로 세무조정 업무부담이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세무조정의 원칙은 기존과 동일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C항공사도 국제회계기준 관련 용역을 통해 업무대응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정부의 IFRS 관련 세제개편 작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C항공사 관계자는 "손상차손과 관련 현행 법인세법에서는 관련규정이 없는데,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인식한 손상차손 중 객관적으로 신뢰할만한 금액은 법인세법상 감가상각비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