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회계법인 Big3 재편 등 지각변동 올까?…'촉각'
회계업계, 실제 합병가능성엔 부정적…"변동은 있을 것"
매출액을 기준으로 국내 3·4위 회계법인인 삼정KPMG와 한영E&Y의 합병설이 돌면서 회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회계업계는 두 회계법인의 합병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향후 회계업계에 어떤 판도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두 회계법인이 합병할 경우 현재 ▲삼일PwC ▲안진딜로이트 ▲삼정KPMG ▲한영E&Y 등 Big4를 형성하고 있는 회계업계가 Big3으로 재편되는 데다, KPMG와 제휴를 맺기 위한 회계업계의 지각변동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세계1위 회계법인인 KPMG인터내셔널과 '멤버 펌(Member Firm)' 관계를 맺고 있는 삼정회계법인은 이 달 초 세계2위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E&Y) 글로벌로부터 두 법인을 합병하자는 정식 제안을 받고 현재 내부적인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이 세계1위 회계법인인 KPMG와의 제휴관계를 떠나 2위 E&Y와의 제휴관계를 고민하는데는 KPMG가 현재의 '멤버 펌' 관계에서 중장기적으로 삼정KPMG를 직접 경영하는 '원 펌(One Firm)'으로 전환할 것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원 펌(One Firm)체제로 전환될 경우 삼정회계법인은 KPMG 브랜드와 감사기법 등을 활용하되 법인운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은 독자적으로 행사했던 '멤버 펌'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KPMG방침에 맞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
또 E&Y의 경우도 지난 2007년부터 한영회계법인에 무려 5000만불을 쏟아부으며 직접 경영을 해왔지만 목표했던 국내2위로의 부상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경영을 원하는 삼정회계법인에 이를 보장하는 조건의 E&Y제안이 맞아떨어지면서 합병을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것이 회계업계 사람들의 분석이다.
■합병 이뤄질까…회계업계 '글쎄'
E&Y가 삼정회계법인과 한영E&Y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회계업계는 '실제 1:1 합병의 성사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분위기다.
회계업계 사람들은 "삼정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이 1:1로 완전한 합병을 하려면 이들과 제휴관계에 있는 KPMG와 E&Y의 합병이 전제돼야 한다"며 "세계 1위와 2위의 지위에 있는 KPMG와 E&Y가 한국 회계법인의 합병을 위해 합병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삼정KPMG 고객인 기업들 상당수도 삼정회계법인보다는 KPMG를 보고 회계감사나 컨설팅 업무를 맡기고 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삼정KPMG 파트너 모두가 KPMG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는 업계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정회계법인과 한영E&Y가 완전한 합병을 하려면 삼정KPMG 파트너 모두가 적극 참여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설명이다.
또 세계1위 회계법인인 KPMG가 세계 10위권에 들어가는 한국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서, 삼정회계법인 측에 E&Y의 제안내용과 맞먹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도 합병가능성의 무게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회계업계에 정통한 사람들은 "삼정회계법인과 한영E&Y가 합병이 이뤄지더라도 E&Y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든 일부 삼정회계법인 소속 파트너들이 분리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잔류 파트너들이 계속 KPMG와의 제휴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