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경험 있는 후보"‥"2년 더 맡겨 달라"

"일은 하던 사람이 마무리해야"

기호 2번으로 재선에 도전하게 된 권오형 후보(現 공인회계사회장)는 "일은 하던 사람이 마무리해야 한다"며 '2년 더'를 외쳤다.

지난 2년간 산적한 회계업계 현안들을 처리했지만, 법령 개정 등 2년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일들이 많았던 만큼, 진행중인 현안들을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

권 후보는 "회장이 바뀌면 많은 부분들이 후퇴될 것"이라며 "(일을)시작해서 추진한 사람이 마무리를 지어야지, 새로운 사람이 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권 후보는 그동안 이해관계집단들과 전투 아닌 전투를 해 온 자신만이 지금 시기의 가장 적합한 회계사회장 후보임을 자신했다.

권 후보는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전투경험이 저에게 있다"며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전투를 치렀고, 실적으로 보여줬다. 직접 전쟁을 겪은 사람만이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이해관계당사자들과의 전쟁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자신만이 회장에 최적임자라는 권오형 후보를 조세일보가 만나봤다.

□ 먼저 회원들에게 짧게 출마소견을 밝혀주십시오.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제 1/3쯤 온 것 같습니다. 재선이 되면 가속도를 내어 남은 2/3의 작업을 끝내야 합니다. 이러한 미진한 업무를 전부 마무리한 후에 후임회장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의 숱한 활동으로 국회, 정부, 시민단체 등 모든 네트웍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상당부분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관련법들이 개정될 것으로 봅니다.

일은 하던 사람이 해야 합니다.

회장이 바뀌면 많은 부분들이 후퇴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작해서 추진한 사람이 마무리를 지어야지, 새로운 사람이 하는 것은 안될 일입니다. 강을 건너기 전에 말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불합리한 규제를 평등하게 만들어 놓기 위해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어 잘 거둬들일 수 있게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기에 감히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 선거공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회계사의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타 자격사의 업무영역 침해를 막는 것입니다.

외감법을 개정해서 매출액 기준을 신설할 것이며, 회계감사시 발견된 대주주나 CEO의 부정행위 조사 및 적발시스템을 도입해서 공인회계사의 업무영역이 확대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 감정평가사와의 다툼도 적절하게 조정해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손해배상책임제도 등 공인회계사를 둘러싸고 있는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제도를 개선하겠습니다.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연대책임제에서 비례책임제로 전환하는 외감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은 지난 6년간 추진하던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하나 국내 회계법인과 업무제휴를 체결한 외국회계법인의 경영간섭을 근절해 국내회계법인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전임회장이 추진했던 국제 회계신인도의 TOP10 진입프로젝트는 중요한 공약사항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브랜드위원회와 협의해서 2013년까지 프로젝트를 완료할 것입니다.

아울러 대형, 중소형회계법인, 감사반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대표자 간담회를 운영하는 등 업계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회원들의 회비부담 절감을 위해 비용절감을 통한 직무회비 인하도 추진할 것입니다.

연봉제를 시작한 공인회계사 조직을 1만4000여명 회원을 위한 섬기는 조직으로 개편하고, 특히 여성회원의 권익향상 및 활동강화를 위해 여성부회장제를 신설하겠습니다.

□ 우리 회계신인도에 대한 국내외 평가가 엇갈립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신뢰를 먹고 산다'고 합니다. 국제적 회계신인도가 세계 최하위권으로 평가되면 믿을 수 없는 기업, 믿을 수 없는 시장, 믿을 수 없는 나라로 인식됩니다.

우리 회계사회만의 노력만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정부와 기업 모든 회계시장의 참여자, 국민들이 모두 함께 도와줘야 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기업이 선두에 서서 국제적 수준으로 회계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공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회계 및 감사가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줘야 합니다.

□ 무산되기는 했지만 최근 삼정KPMG와 한영E&Y와의 합병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사실 이번과 같은 일은 처음 생긴 일입니다. 현 회장으로서는 업계에서 대형법인이 합병하려고 하다 갑자기 그만둔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회계법인의 불순한 국내 경영간섭을 근절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을 공약으로 내 걸었습니다.

국내 회계법인이 독자성과 정체성이 위협받지 않도록 정부와 협의해서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외국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서로 윈윈하는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깊이 있게 연구하고 검토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외국회계법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든. 우리 회계법인이 외국에 나가든 모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대형회계법인과 중소회계법인, 개인회원간의 균형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복안이 있습니까.

☞가장 큰 문제는 보수에 있다고 봅니다. 수익이 있어야 덤핑과 같은 갈등이 없고 균형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전에는 상장회사협의회와 공인회계사회가 보수규정을 협의하고, 재무부의 승인을 받아서 물가상승분을 감안해 보수인상을 했었지만, IMF 이후에 카르텔 일괄정리법에 따라 보수규정이 없어졌습니다.

현재 회계사의 업무영역은 매우 다양하고, 대형회계법인과, 중소회계법인, 감사반들은 각각 고유의 업무영역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소형회계법인은 자신들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특화된 고유업무영역을 개척해 전문화하고, 다른 전문자격사들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기업들에게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수익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이번에 외부감사대상기준에서 '매출액 200억원 이상'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된다면 과거 자산 총액 70억원 이상의 기준보다 더 많은 업무영역이 확보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중소법인이나 개인회계사도 업무영역이 확대되고, 거기에다가 보수규정도 적절하게 마련되면 공인회계사업계가 전체적으로 균형 발전할 것입니다.

□ 최근 감사의견과 관련해 감사인들을 위협하는 사례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회계법인의 정당한 감사의견 거절을 위협하는 행위는 자본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중요한 범죄행위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회계사회와 금융감독원에 '감사인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회계법인 사무실에는 CCTV를 설치하는 한편,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시 경호특약을 추가하는 등 조치를 취했습니다만 사전예방조치로는 미흡한 수준입니다.

감사인이 독립적으로 공정한 감사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외감법에 위협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 신설하고, 감사위협행위를 상장 실질심사에 추가하는 것이 예방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을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

환자를 진찰함에 있어 엑스레이나 MRI검사자료, 각종 주어진 종합검진자료들을 가지고 건강을 진단한 뒤 건강하지 않다고 판단을 했는데, 왜 가족들이 와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을 건강하다고 떼를 쓰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주어진 데이터를 갖고 소신껏 의견을 주는 것을 떼를 써서 차단하고 위협하는 것은 법령으로 조치해야 합니다.

□ 회계감사를 공공재가 아닌 규제철폐의 대상으로 봐서인지 외부감사대상 기업규모 축소 등 회계업계를 겨냥한 제도변화가 많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입니까.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야 중소기업이 잘 될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종전에 자산총액 70억이던 외부감사대상기준을 100억원으로 완화한 방안이 제가 회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확정된 바 있습니다.

그래서 회장 취임 후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부처, 국회, 시민단체, 언론기관 등에 외부감사대상 축소의 부당성에 관해 지속적인 의견을 제시, 외감대상기준에 자산총액뿐만 아니라 부채규모와 매출액을 추가해서 정부안을 저지하려 했지만 2008년 12월 때마침 국회의 파행운영으로 정부안이 공포됐고 2009년 1월 외감법도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회계사회는 포기하지 않고 부채 70억원 기준과 종업원수 300명 기준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끈질기게 주장했고, 결국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청의 동의서까지 받아내는 노력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자산총액 70억원 이상의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외부감사 수수료가 1000만원에서 1500만원, 월로 따지만 100∼130만원 정도인데, 이것을 지출하지 않는다고 중소기업이 좋아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이런 얘기는 중소기업 당사자들도 인정하는 얘기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간섭을 받기 싫어서 외부감사를 받지 않으려는 것뿐입니다.

감사를 피해야만 변칙상속을 할 수 있고, 세금을 덜 낼 수 있습니다. 감사보고서에는 특수관계자간 거래 등 회사의 주요사항이 다 기록되기 때문에 외부감사를 안 받으려 하는 것입니다.

□ 부동산 감정평가법 개정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십니까.

☞현행 외감법에 의한 IFRS에서 유형자산 등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인은 '전문자격이 있는 자'로 해서 기업의 자체판단에 따라 외부전문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감정평가사들이 이를 일반적인 감정평가업무로 보고 배타적인 독점지위를 가지고자 하는 데서 문제가 출발했습니다.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좋지만 형사처벌과 연계해서 독점하려는 것은 문제입니다.

감정평가사들이 하는 공정가치평가와 회계사들이 하는 공정가치평가는 다른 것입니다. 똑 같은 건물을 평가하는데 감정평가사들은 공시지가에 따라 평가하지만, IFRS에 따른 평가는 이 건물이 얼마나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지 현재 가치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평가방법이 다른 것입니다.

또하나 회계사는 각종 감사나 인증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돼 있지만 감정평가사는 책임이 없습니다. 의뢰인이 이의를 제기했을 때만 책임을 지고, 제3자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목적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영역다툼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부분은 충분히 이론적 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회장 당선후에 철저하게 막아야 할 것입니다.

감정평가협회 회장도 만나서 부당성을 이해시키고, 근접점을 찾아서 상호발전을 모색할 것입니다. 그쪽에서 계속 밀어붙인다면 우리도 정당성을 갖고 막을 것입니다.

□ 공인회계사라는 전문직에 대한 국민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에 사고가 나면 두 대의 차가 옵니다. 하나는 경찰차이고, 하나는 구급차입니다. 경찰차는 잘못된 것만 따지지만, 구급차는 감싸주고 치료해주는 일을 합니다. 공인회계사는 이 두 가지 기능을 다 해내야 합니다.

모든 회사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회계사는 지적해주는 경찰의 업무도 해야하지만 감싸주는 컨설팅 업무도 해야합니다. 그런 부분이 지금까지 부족했었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인 책임문제는 그동안 홍보를 많이 안 했던 부분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대형회계법인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불우이웃돕기와 시민단체에 대한 무료 회계서비스 제공 등의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잘 알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최근에 가이드스타 등과 함께 비영리기관에 대한 회계컨설팅을 해주는 등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홍보도 좀더 많이 하려고 합니다. 
 
□ 왜 본인이 공인회계사회 회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회계사회 회장은 전업회계사가 회장을 해야 합니다. 회계사생활을 통해 수입을 갖고 가족을 먹여 살리는 사람이 회계사 업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감사 3년, 부회장 4년, 회장 2년을 포함해 회계사회의 각종 직책을 담당하면서 우리 회의 현안이 무엇이고 어디가 어떤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회는 외부감사대상의 확대와 회원의 권익보호, 불합리한 제도도입에 대한 대응 등 당면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고, 이해관계집단도 아주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합니다.

저는 지난 6년간 우리의 입장을 PR했고, 현장을 찾아가서 설득하는 노하우도 가졌습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감사인 형태별로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정부당국, 국회, 시민단체, 언론기관 등 직간접적으로 깊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없는 전투경험이 저에게 있습니다.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전투를 치렀고, 실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직접 전쟁을 겪은 사람만이 전쟁을 치를 수 있습니다.

2년더 열심히 하면 상당부분 고쳐질 것이지만 다른 분들이 회장이 된다면 업무파악에만 2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제가 가장 적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