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죄 인정 - 향후 검찰 대응은?
안국장, 오늘 징계위원회 출석할 듯
세무조사 대상 기업에 미술품을 강매한 혐의로 구속수감중인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혐의 내용 중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일부만 유죄로 인정해 향후 검찰이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3부(부장판사 홍승면)에서 진행된 안 국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고위 공무원으로서의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2년 추징금 4억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당초 검찰이 구형한 6년형에서 4년이 감형된 것.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대부분의 혐의가 세무조사 무마를 통한 알선 수수로 보기 어렵고 민법 상 '처가 취득한 재산'은 부부사정이기 때문에 피고에게 재산이 귀속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어 L토건, M화재, B건설, C건설 등의 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의 웨딩업체 대표 서 모씨로부터 3억원을 빌리고 차용증을 쓰지 않은 사실과 임 모 세무사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안원구가 고위공무원으로서 각종 세무조사에 개입하고 그에 대해 수익을 수수한 혐의가 인정돼 죄질이 매우 무겁고 관련자 모두가 허위진술을 했다고 억울하다고만 할 뿐 뉘우침의 기미를 볼 수 없다"며 유죄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서씨와 임씨의 공소사실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어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서씨로부터 부인 홍씨가 3억원을 받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차용증 없이 피고가 돈을 받고 나중에 사퇴압력을 받으면서 차용증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될 뿐 아니라 서씨와 임씨가 피고를 무고할 이유가 없다"며 유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만 피고가 서씨로부터 3억원을 빌릴 때 처음부터 갚지 않을 생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아울러 C건설 배 모 회장으로부터 조형물 용역수주를 받은 부분도 피고의 부인 홍씨가 용역을 수행할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검찰 구형보다 감형한 사유도 함께 밝혔다.
한편 안 국장은 오늘 오후 5시까지 행정안전부의 중앙징계위원회로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국세청의 요청에 따라 이날 5시 안 국장에게 징계위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보냈으며 재판 진행 전 구치소에 수감 된 안 국장에게 가족들이 사복을 전달하는 등 징계위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선고 공판과 날짜가 겹쳐 가장 늦게 시간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