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 감세정책-여·야 시각차 '뚜렷'

주택거래 침체 계속-여당, LTV·DTI 완화요구

1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정부의 감세정책 재검토를 비롯해 침체된 건설경제 및 높은 청년실업률 등을 우려하는 여야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감세정책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이 서로 다른 시각차를 보였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6.2 지방선거 민주당 공약이었던 '2012년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유예 철회'를 안건으로 제시해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해 현행의 세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자감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은 "남유럽은 조세부담률이 30%를 넘는데도 재정적자를 보이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는 것은 방만한 포퓰리즘 때문"이라며 "사실상 부자감세를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 감세혜택의 60~70%가 중소기업에 혜택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수도권 주택거래가 침체되고, 건설경기가 악화된 상황을 고려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인하하고, 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장치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여야 의원들은 높은 청년실업률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은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과 각종 지원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감세정책과 재정건전성의 상관관계는?= 조세정책의 화두로 '재정건전성'이 강조되면서 부자감세를 중단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유예를 철회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의 의견이 제시됐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19.3%(올해)로 낮은데 21%가 적정한 수준"이라며 "(2012년 시행예정인)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철회하고,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세정책은 기업투자의욕을 높이고 세수증대까지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며 "현재 경기회복과 맞물려 2012년에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은 "'부자감세'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했지만, 사실 부자감세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다. 감세혜택의 60~70%가 중소기업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재정건전성은 낮은 조세부담률 때문이 아니다. 남유럽은 조세부담률이 30%를 넘는데도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는 것은 방만한 포퓰리즘 성격의 재정지출 확대"라며 "감세가 곧 재정위기로 간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동의한다"며 "독일은 사민당 집권 때 근로자 급여 중 실업급여를 80% 이상 받았고, 그리스도 실업급여를 90%를 줬지만, 생산성이 떨어져 뒷감당을 못했다"고 말했다.

□ 수도권 주택거래 동결-정부의 대책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축소되면서 주택거래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인하해야 한다는 여당의 요구가 나왔다.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이 거의 동결되고 있다"며 "다주택자로 투기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중산층 가구에서 아파트 평수를 늘려 가려해도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집을 팔려고 내놔도 보금자리 주택 등으로 시장이 왜곡돼 거래가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 의원은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이 LTV와 DTI를 완화할 생각이 없다고 언론에 밝힌 것은 상당히 무책임한 얘기"라며 "평균적인 서민들의 실상이 어떤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유의해야 할 것은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의 버블로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고통을 겪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현재 가계부채 700조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350조원으로 절반인데, LTV와 DTI 규제가 없다면 가계부채도 상승할 것"이라며 LTV·DTI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은 "아파트거래량이 급감하고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주택규모 이하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더라도 이 외에는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로 민간주택의 공급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많았다"며 "주택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손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실업률 높다"-고용문제 제기= 경제회복 과정에서 고질적으로 제기돼 왔던 '고용'문제도 쟁점 사안으로 부각됐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320개 공공기관의 신규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가 청년실업률에 대처한다고 하면서 공공기관에서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것은 웃긴 일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백 의원은 참여연대 자료를 활용해 공공기관의 신규채용 숫자가 2005년 1만5000개, 2006년 1만2000개, 2007년 1만4000개, 2008년 1만1000개로 점점 줄어들다가 2009년 8500개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청년고용은 기본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문제와 고학력자가 너무 많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처음으로 노동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일자리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도 청년 실업률이 그 나라의 일반적 실업률의 두 배 가까이에 있고, 우리나라도 역시 그렇다"며 "정부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취업자수가 58만명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아직 만족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공기업 경영평가를 할 때 청년고용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는 백 의원의 아이디어에 "공공기관 평가단이 평가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포함해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