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혹' 제기, 與-국세행정 현안 '철학' 검증
26일 열린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예상외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청문회를 앞두고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한 '난타전'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은 빗나갔다.
인사청문회 시작에 앞서 일부 야당 의원들이 안원구 前서울지방국세청 국장 증인채택 문제를 거론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안 前국장에 대해 부적절한 사퇴종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이 후보자가 서울국세청장 재직시절 안 前국장에 대해 불법감찰을 지시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이 녹취록을 보면 이 후보자가 부당한 사퇴압력을 행사한 것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도 "안 前국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정권 실세의 지시를 받은 이 후보자가 무리한 감찰 및 사퇴종용을 주도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국세청 감찰에 압력을 가해 (안 前국장이)사퇴를 하도록 종용한 적이 없었다. 안 前국장과 월간지 기자들을 만난 사실은 있지만 국세청의 입장만 설명했을 뿐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국세청장 재직시절과 차장 시절이 구분이 돼야 한다"며 "서울국세청장으로 재직시 본청, 특히 국세청 감찰에서 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몰랐고, 국세청 차장이 된 후에는 안 前국장의 사퇴방침이 정해져 원칙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재무부 근무시절인 1985년∼1988년 사이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자주 바뀐 것에 대해 "당시 임신 중이었던 아내의 출산을 위해 친척집(동서)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이 각종 의혹을 소재로 '공세'를 폈다면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장의 국세청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철학 검증에 무게중심을 두고 질의를 했다.
여당 의원들은 특히 역외탈세 차단을 위한 대책, 고액체납자 문제 해결방안, 국세청 인사시스템 개선방안 등에 대한 이 후보자의 철학이 무엇인지 답변을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국세청의 '전통'인 2년 조기명예퇴직 제도가 '자기사람 심기' 등 부적절하게 운용되고 있음을 지적한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의 지적에 대해 "심사숙고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원칙에서 벗어나는 인사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기획재정위원회는 김혜성 미래희망연대 의원의 질의를 마지막으로 오전 인사청문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재정위는 오후 2시부터 인사청문회를 속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