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세는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기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1981년 12월 5일 신설된 세목이다.
당초 정부는 ▲분리과세 되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소득세 납세의무자▲주세의 납세의무자▲제조담배의 제조자 ▲대도시에 소재하는 재산에 대한 재산세의 납세의무자(지방교육세)에게 교육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재산소유자에 대한 과세는 일반 국민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재산세에 부가되는 지방교육세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고, 이에 갈음해 금융보험업에 교육세를 부과토록 했다.
금융·보험용역은 부가가치세를 면제받기 때문에 이에 대체해 교육세는 납부하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 금융보험업에 대한 교육세 과세의 기본논리였다.
교육세는 목적세의 관점에서 보면 납세의무자의 선정, 과세대상 사이의 형평성, 과세표준의 설정 및 범위, 과세표준 및 수익의 귀속시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 12월 26일 오히려 교육세의 납세의무자를 확대하도록 교육세법을 개정했고, 그에 따라 새로이 납세의무자에 추가된 투자매매업자, 투자중개업자 등에게는 교육세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교육세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향후 개선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 목적세로서 수익자 부담원칙에 위배
교육세는 목적세로서 조세수입의 용도가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재정의 확충에 소요되는 재원'으로 특정돼 있다.
이러한 목적세는 세입과 세출의 연계성이 강하고 그 연계성에 수익자 부담의 원칙이 적용될 경우에만 경제적 합리성을 갖는다.
다시 말해, 목적세는 정부서비스의 편익이 미치는 범위가 특정계층이나 특정지역에 한정될 때, 그 서비스의 수혜자로부터 징수하는 '수익자 부담방식'에 의한 강제적부과금 성격이 강한 세목이다.
이러한 목적세의 일반적인 원칙에 부합하는 조세로는 예컨대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들 수 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법은 도로·도시철도 등 교통시설의 확충 및 대중교통 육성을 위한 사업, 에너지 및 자원 관련 사업, 환경의 보전과 개선을 위한 사업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목적이며 수송부분과 관련된 석유류 제품 등을 세원으로 조세를 부과하므로 수익자 및 원인자 부담원칙에 부합된다.
이에 반해, 현행 교육세는 세입과 세출의 연계가 취약하다.
2008년도의 경우 교육예산 대비 총 교육세 비율은 27.1%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내국세의 고정비율로 정해지는 교부금과 다양한 중앙정부의 보조금으로 메워졌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규모에 의해 자동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와 별개인 현행 교육세에는 목적세의 취지라고 할 수 있는 공공선택적인 세입·세출의 연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비록 교육세의 지출 용도는 구체적이지만 이러한 재원을 부담하는 금융·보험업자 또는 개별소비세 등의 납세의무자가 교육세 지출의 효익을 특정적으로 향유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수익자 부담원칙에 위배된다.
즉, 교육세 세출의 혜택을 많이 받는 자가 담세자로 교육세를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근거 없이 ▲금융·보험업자▲개별소비세의 납세의무자▲교통·에너지·환경세의 납세의무자▲주세의 납세의무자 등에게 교육세를 과세하므로 논리적 정합성이 없다.
요컨대, 교육재정은 금융·보험업자 등 특정한 대상이 아닌 국민 전체가 그 효익을 누리기 때문에 수익자 부담원칙에 비추어 보면 목적세가 아닌 일반세로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본세에 부가되는 방식이 아닌 독립된 본세로서 이루어지고 있는 금융·보험업자에 대한 과세는 논리적 근거 없는 징세 편의만을 위한 것으로 헌법적 정당성을 찾기 힘들다고 보여진다.
◆ 실질적 세부담에 관한 업종간 형평문제
원론적으로 교육세의 납세의무자인 금융기관 등은 금융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수령함에 있어 금융기관이 향후에 납부하게 될 교육세를 포함해 대가를 책정할 것이고, 이는 곧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투자자에게 전가돼 투자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이처럼 금융보험용역에 대한 교육세 부과는 이론적으로 금리를 상승시킴으로써 최종소비자의 부담을 증가시킨다.
현실 시장에서도 금융업자의 가격지배력이 강한 은행업 등에서는 이와 같은 소비자 전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소비자 전가는 일정한 가정에 기초한 것이므로, 만약 납세자가 시장에서 경쟁으로 인해 가격결정력이 없는 경우에는 그 부담을 전가하지 못하고 납세자가 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를 들어 가격지배력이 있는 대형 은행이라면 이자수익에 부과되는 교육세 부담을 대출이자의 제고를 통해 차입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에 반해 중소업체를 포함해 시장참여자가 다수이고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한 증권회사의 경우에는 수수료 수익에 부과되는 교육세 부담을 투자자에게 전가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문제점은 외형에 대한 과세문제와 결합하였을 경우 '실질적인 세부담의 심각한 불공평'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3분기부터 새로이 교육세를 부담하게 된 대형 증권사의 경우, 당기순이익은 2000~3000억원 수준이지만 연간 80~100억원의 교육세를 부담하게 됐고, 이는 순이익의 3~5%에 달한다.
더구나 어느 증권사의 경우에는 지난해 4분기에 591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고도 16억원의 교육세를 부담하는 등 국내 49개 증권사 중 16개사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세를 납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권회사의 경우, 예컨대 세부담의 전가가 '용이'한 은행과 비교해 부담세액의 소비자 전가가 현저하게 '곤란'하다면, 단순한 세액의 다과를 떠나 업종별로는 심각한 세부담의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
◆ 주식 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와 교육세 중복과세
현행 증권거래세법 하에서 주권의 양도자는 주권 또는 지분의 양도에 대해 양도가액의 0.5%(상장주식의 경우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0.3%)를 증권거래세로 납부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2008년 12월 26일 교육세법의 개정으로 투자매매업자 및 투자중개업자도 교육세의 납세의무자가 됨에 따라, 증권회사의 수수료 수익 등에 대하여는 이와 별개로 교육세가 과세되게 되었다.
이처럼 증권회사의 수익금액에 대해 교육세가 과세됨에 따라 주식거래에 대해서는 거래세 성격의 세금이 중복적으로 과세되게 되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의 양도자가 부담하는 것이고 교육세는 증권회사의 수수료 수익에 대해 과세되는 것이므로, 납세의무자와 과세표준이 달라 이를 이중과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독 주식거래에 대해서는 거래세 성격의 세금이 중복적으로 과세됨에 따라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불리하게 취급되고 있다.
특히, 증권회사가 자기매매업을 영위할 경우에는 증권회사가 증권거래세의 납세의무자인 동시에 교육세의 납세의무자가 되므로, 증권을 매매할 때에 양도가액의 0.5%를 증권거래세로 납부하여야 하고 매 분기마다 유가증권 매각익의 0.5%를 교육세로 납부하여야 한다.
과세표준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동일한 거래에 대해 증권회사가 두 가지 거래세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금융용역에 대한 과세는 1949년 8월 13일 제정된 영업세에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업세는 금융보험업의 수익금액에 대하여 과세되다가 1976년 12월 22일 부가가치세법이 제정되면서 폐지되었다.
이 때 부가가치세법에서는 금융보험용역을 면세용역으로 규정했고, 그 후 1978년 12월 22일 증권거래세법이 제정되면서 증권의 거래에 대해 거래세를 과세하게 된다.
1981년 12월 5일에는 1961년 12월 8일에 폐지되었던 교육세법이 새로이 제정되었고 금융보험업자를 납세의무자로 규정하였으나, 증권회사 등 일부는 납세의무자의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증권회사가 교육세 납세의무자의 범위에서 제외된 것은 증권거래세법에서 주권 또는 지분의 양도에 대해 거래세를 따로 과세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교육세 및 증권거래세의 과세표준과 세율은 수익금액(양도가액)의 0.5%로 동일하므로 금융기관 간 과세형평성 유지를 위해 증권회사를 교육세의 납세의무자 범위에서 제외한 것이다.
그런데 다시 2008년 12월 26일 업종간 형평을 이유로 증권회사(투자매매업자 및 투자중개업자)도 교육세의 납세의무자에 포함됨으로써, 오히려 중복과세 등으로 증권회사를 차별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특히 증권회사의 경우 세 부담의 전가가 은행 등에 비해 현저하게 곤란하므로 이와 같은 중복과세의 실질적인 타격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금액보다 크고, 은행 등 다른 업종과의 과세형평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증권회사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및 증권의 자기매매거래에 따른 유가증권 매각익은 교육세의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 수익금액의 귀속시기 및 과세기간 관련 문제
교육세법은 금융업자에 대한 교육세 과세표준인 수익금액의 귀속시기에 대해 법인세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인세법은 각 사업연도의 소득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사업연도(법령 또는 법인의 정관 등에서 정하는 1회계기간)를 과세기간으로 정하고 있으나, 교육세법은 '매분기'를 과세기간으로 하여 분기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교육세를 신고·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 교육세법이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수익금액에 대한 과세제도를 취하면서도 그 귀속시기는 법인세법을 준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회계상 수익과 법인세법상 익금의 범위나 귀속시기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게 된다.
또한, 매 분기별로 법인세 신고와 유사한 세무조정을 통하여 교육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므로 실무상 납세순응 부담이 가중되어 업계의 불만이 높다.
더구나 교육세의 신고·납부기한은 법인세 신고·납부기한보다 짧은 2개월이므로 기말 결산 시점에는 교육세 신고·납부기한이 재무제표 확정 및 법인세 신고·납부기한보다 먼저 도래함으로써 과세표준 산정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세무상 위험이 존재하게 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서 교육세의 과세기간을 법인세와 동일하게 1년(또는 사업연도)으로 변경하고, 신고·납부기한 또한 각 사업연도의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로 개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기업회계기준에 의해 작성한 재무제표를 근거로 매 분기별로 중간예납 성격의 교육세를 납부한 후, 기말 재무제표 및 법인세 과세표준이 확정된 후에 교육세 신고·납부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교육세는 당초 과세시한이 정해진 한시적 목적세로 출발하였으나, 방위세를 폐지하면서 감소되는 세수를 대체하기 위해 영구적 목적세로 전환되었다.
교육과 상관없이 행정편의적으로 동원이 가능한 항목에 대해 논리적인 기준 없이 과세하기 시작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교육세는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주세에 부가되거나, 금융·보험업자의 수익금액에 비례세율을 적용해 과세되며, 소득세, 소비세, 재산세, 거래세 중 어디에도 분명하게 속하지 않음에 따라 일관적인 논리의 적용이 어렵다.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세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과세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문제점들이 발생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교육세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교육재원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현행 교육세를 당장 폐지하는 것은 재정정책의 측면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곤란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금융·보험업에 대한 교육세 과세는 존치한다 하더라도, 가능한 헌법적 요청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해석 내지 입법개정을 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다른 금융업에 비해 증권업계에 특히 불리하게 적용되는 규정들은 금융업종 간의 형평성 유지를 위하여도 합리적으로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력] 미국 버클리대학 경영학 석사, 프랑스 시앙스포대학 경제학 박사, OECD 재정위원회 사무국 주무행정관·재정경제부 세제실 소득세제과장, 국제조세과장, 법인세제과장·유엔 산하 조세전문가회의 부의장 등 역임, 법무법인 율촌(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