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상품인 로펌-김앤장 명성은 명불허전(名不虛傳)
후생가외(後生可畏) 문화…김앤장을 이끄는 동력(動力)
'선(先) 실무 후(後) 유학'-글로벌 인재를 꿈꾸다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봤을 때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마음을 놓고 돈을 빌려주기엔 상당히 위험스런 곳이다.
사무실을 빌려쓰는 데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책상과 컴퓨터 등 사무용 집기에 불과, 뭐하나 담보로 잡을만한 자산이 딱히 없기 때문. 회계학 관점에서 이 곳은 고가의 자산으로 회계처리를 할 만한 유형자산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구성하는 '인물' 등 무형자산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구성원 개개인 면모가 모두 당대를 대표할 만큼의 업무역량과 전문성을 갖추다 보니, 미래수익력으로 어렴풋이 따져볼 수도 있지만 정밀한 가치환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김앤장의 가치에 대한 국내외 호평이 줄을 잇는 이유다. 올해 들어 영국의 아시아지역 로펌 평가지인 아시아로 프로파일스(Asialaw Profiles)는 김앤장을 조세 등 9개 전 분야 1위 그룹에 선정했다.
또 영국의 세계적인 법률시장 정보 제공업체 리걸이즈(legalease)사는 최근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리걸 500 2009·2010'에서 김앤장을 조세·M&A 등 14개 전 분야에서 1위에 올렸다.
'Tax Directors Handbook 2010'에서도 김앤장을 조세분야 한국 선두그룹 로펌으로 꼽았으며, ‘World Tax 2010’도 택스 분야 국내 선두 로펌 1위로 김앤장을 선정하는 등 조세분야도 '으뜸'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앤장이 이처럼 세계 유수의 로펌들과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요인을 초창기부터 '로펌은 사람이다'라는 원칙 하에 초지일관 '인재제일주의'를 지향해 온 점에서 찾고 있다.
인재가 바로 로펌의 최대 자산임을 일찌감치 간파했기에 김앤장이 국내를 넘어서 아시아 최강 로펌, 더 나아가 글로벌 로펌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는 설명이다.
■ '인재'가 상품인 로펌-김앤장 명성은 명불허전(名不虛傳)
김앤장은 초창기부터 '로펌은 사람이다'라는 지론 하에 다방면으로 우수인재를 영입하는데 주력해 왔다. 물질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로펌은 '인재가 곧 상품'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앤장의 우수인재 확보는 짧은 시간 안에 아시아 최고의 로펌의 반열에 올라서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김앤장 조세그룹은 김우택 회계사(1979년)를 필두로 80년대에 들어서 천정배 변호사(현 민주당 국회의원), 한만수 변호사(현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백우현·조용호 회계사 등이 속속 들어오면서 초기 진용을 화려하게 짰다.
90년대에는 조세부문의 업무수요가 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김앤장은 당시 빅4 회계법인에서 활약중이었던 이종열 회계사, 박두봉 세무사, 장재순 조세전문위원, 김동소 회계사 등을 영입하는 한편 조세전문 변호사도 꾸준히 영입, 최선집·정병문·이상우 변호사 등 20여명의 변호사를 조세그룹에 합류시켰다.
1996년에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자 이전가격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고, 미국 PwC에서 이전가격 전문가로 활약중이던 여동준 회계사가 이때 합류한 멤버.
더불어 다국적 기업이나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등의 경우에는 외국조세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스테판 몰러, 제이 심, 알렉스 양 등 10여명의 뛰어난 조세전문 외국변호사 및 회계사들이 김앤장의 국제업무에 힘을 보탰다.
현재 김앤장 조세그룹에는 20여명의 변호사, 10여명의 미국변호사, 60여명의 공인회계사 및 40여명의 세무사 등 130여명의 기라성 같은 조세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명성이나 명예가 헛되지 않고 이름날 만한 충분한 까닭이 있다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의 의미가 저절로 되새겨지는 이유다.
김기태 고문은 "김앤장은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각종 자격을 불문하고 해당분야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프로들이 모여 있다"며 "이것이 바로 아시아 최강 로펌이 된 배경이다"고 전했다.
또 대법원 재판연구관실 조세팀장까지 지냈던 정병문 변호사는 김앤장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었던 원인 중 하나로 김앤장 특유의 '3無'를 꼽는다.
그는 "김앤장에는 없는 것이 3개 있는데 정치색, 지방색, 학연에 따른 편견이나 배타성이다"라며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인 신조나 성장배경 등에 관해서는 서로간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며, 상호간 화합과 존중으로 조직의 힘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후생가외(後生可畏)…김앤장을 이끄는 동력(動力)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진국 로펌 형태인 영미형 파트너십 형태인 김앤장. 이곳을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국내 최강 로펌'으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김앤장 사람들은 김앤장 조직 내부 깊숙한 문화로 자리잡은 '후생가외(後生可畏)'에서 답을 찾는다.
뒤에 난 사람은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의 후생가외(後生可畏)는 공자가 논어(論語) 자한(子罕) 편에서 한 말. 후배는 나이가 젊고 의기가 장하므로 학문을 계속 쌓고 덕을 닦으면 그 진보는 선배를 능가하는 경지에 이를 것이라는 의미다.
김앤장에서 구성원들끼리의 호칭은 선후배로 통일된다. 계급과 직책이 없다보니 조직이 유연, 각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팀을 짜 다이나믹하게 사안별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학을 다녀온 7~8년차 이상의 선배, 아직 유학을 가지 않은 5~6년차 미만의 후배들이 기본적으로 한 팀을 이뤄 업무를 처리하게 되며, 중요한 업무상 의사결정은 각자 준비한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한 상호토론에 의해 결정하는 업무구조다.
이슈의 핵심을 짚어내고 업무진행 방향을 이끄는 것은 선배들의 주요한 역할. 하지만 실제로 관련 법령을 연구하고 국내외의 사례를 꼼꼼히 분석하는 리서치는 후배 전문가들의 몫이다.
사안의 구체적인 결론은 후배의 리서치 결과에 기초해 여러 직종의 전문가들이 상호토론을 거쳐 도출하고 있으며, 아무리 선배의 논리라도 허점이 있으면 후배들이 그대로 넘어가는 법이 없이 그 자리에서 치열한 법리 논쟁을 벌인다.
이러한 업무 스타일은 일반 회사의 보고라인처럼 결재과정을 거치면서 내용이 자주 바뀌거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 없이 전체적 토론에서 바로 결정되는 신속성과 효율성을 갖고, 선배들이 토론 과정에서 후배들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또 치열한 토론을 통해 최상의 결론이 도출되기 때문에 소위 잘못된 업무수행(Malpractice)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주성민 변호사는 "최고를 추구하는 구성원들로 조직된 김앤장 조세그룹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명품이다"며 "선배들이 후배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자극을 받아 더욱 분발하게 되는 후생가외(後生可畏)의 모습이 김앤장 전체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선(先) 실무 후(後) 유학'-글로벌인재를 꿈꾸다
지난 1973년 2명의 식구로 단출하게 시작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현재 한국 변호사 380여명을 비롯해 미국 등 해외변호사 110명, 변리사 120명, 회계사 60명 등 전문가만 750명 규모로 불어났다.
그 사이 광화문 구석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했던 사무실은 넘치는 인재공급을 감당하지 못해 1개 빌딩도 모자라 현재 광화문 주변 주요 빌딩 5곳에 분산 수용된 상태. 지금도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며 세포분열을 거듭, 규모와 질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까지도 각계 각 층에서 최고의 인재들로 엄선해 영입작업을 꾸준히 벌여왔고, 매년 사법연수원의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해오고 있는 것. 머리와 허리역할, 그리고 기본실무역할을 하는 층들을 두텁게 육성, 가장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것도 김앤장의 자랑이다.
김앤장 사람들은 이같은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로 '인재에 대한 투자가 곧 김앤장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설립초기 신념을 꼽는다. 각계의 전문가들을 내부 문화에 적응시킬 뿐만 아니라, 해외연수 등의 시스템으로 전사적인 인물로 육성하는 것도 그 이유.
조용호 회계사는 "로펌은 결국 얼마나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지 여하에 따라 그 미래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며 "김앤장은 국내 처음으로 유학 및 해외연수를 인재에 대한 투자개념으로 도입해 국제경쟁력을 갖춰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히 인재사관학교로 불릴만한 김앤장의 인재양성에는 일종의 원칙이 있다. 5년 정도 실무 경험을 하도록 한 뒤 해외연수를 통해 국제적인 감각과 전문성을 키우는 '선(先) 실무 후(後) 유학'의 원칙이 바로 그것.
노영재 변호사는 "김앤장은 훌륭한 인재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인재들을 길러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훌륭한 인재를 만들어 내는 시스템이야말로 전문인력 확충에 있어서 선순환 구조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