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반발 심화…"지분인수보다 통합이 중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지만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에 각 은행 CEO들이 직접 직원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기간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 인수저지를 위한 전방위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이날 외환은행 인수건 의결이 예정된 임시이사회에 앞서 사외이사들 앞으로 외환은행 인수건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노조가 직접 M&A(인수합병) 상대 회사의 사외이사들 앞으로 의결사항과 관련된 서한을 발송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내용은 더욱 강경했다.
노조는 서한에서 "(외환은행 매각관련)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후 실시되는 정밀실사 단계가 이뤄지지 않아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발생했다"며 "하나금융의 인수능력을 철저히 검증하지 못할 경우 직무유기 및 업무상 배임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추진에 대해 '먹튀 논란' 재현 가능성을 알리는 한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하나금융의 자본조달 능력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외환은행 팀장 및 부점장, 일부 부행장들까지 나서 하나금융의 인수추진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외환은행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하나금융 CEO들은 물론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까지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클레인 행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건으로 불확실성과 거부감이 큰 것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외환은행의 독립성을 지지하고 브랜드명을 지켜내는 한편 직원들의 고용안정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론스타와의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유럽으로 떠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지분 인수도 중요하지만 이후의 통합이 더 중요하다"며 "당분간 1지주사 2은행 체제를 유지하며 기업가치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인수 이후 당분간 인력구조조정 계획이 없으며, 급여차 등에 대한 문제도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