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둔 IFRS(국제회계기준)에 발맞춰 회계, 세무전문가들이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세법뿐만 아니라 IFRS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권오형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2일 서울시립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개원 10주년 기념 강연에서 'IFRS 시대 바람직한 세무·회계전문가상'이라는 강연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IFRS 시대에는 세무조정사항 종류와 금액이 급격히 증가할 뿐만 아니라 세무조정사항이 복잡해지고 사후관리비용이 증가될 것"이라며 "감가상각방법이나 내용연수를 변경한 경우 기업회계용, 세무신고용 감가상각 데이터를 이중으로 유지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IFRS는 전문가적 판단에 의존하는 원칙중심주의 기준이고 해석기준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들은 거래의 계획, 실행, 회계처리 등 전 분야에 걸쳐 세무회계 전문가의 자문에 의존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무전문가들은 회계기준을 도외시하고 세법에만 집중한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한 뒤, "다가올 IFRS 시대에 세무전문가로서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응용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회장은 세무대리인의 투명성도 강조했다.
그는 "오랫동안 우리 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에겐 '결산은 사실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있었다"며 "법인의 경우 올해 낼 세금을 미리 정해놓고 이에 맞춰 결산을 해왔고, 사업자도 기준경비율에 맞춰 장부를 기장 신고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관행에 세무대리인도 적당히 타협하고 있으며, 이를 아는 국세청도 세무대리인이 만든 재무제표의 정직성을 인정하지 않는 실정"이라며 "앞으로는 사실에 입각해 정직하고 투명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가업상속에 대한 과도한 규제 부분도 거론했다.
권 회장은 "이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상속세율 50%는 내려가지 않고 있으며, 세법개정을 통해 33%로 낮추는 것도 '부자감세'라는 비판에 사실상 막힌 상태"라며 "만약 110억을 상속받을 때 가족공제 등을 제외해도 과표는 100억이며, 결국 내야되는 세금은 44억 정도"라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이처럼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분식회계, 부정회계, 비자금 유혹이 생기는 것으로, 이런 부분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보다 합리적인 상속세 분야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그는 최근 국회에서 쟁점이 된 '세무검증제'와 관련 "세무검증제도는 세금 신고 전에 주요 신고내용에 대해 세무대리인에게 검증받도록 하자는 제도인데, 특정 세무대리인 단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장대리인과 검증대리인을 분리하지 않아 검증의 실효성 자체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