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환급 수 십억 착복, 국세청 환수작업 진행
"추가적인 관련자 엄중 문책, 시스템 보완하겠다"
'백색의 유혹'에 빠진 국세청 직원이 관인을 훔치고 상급자의 사인을 위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 십억원의 세금을 부당하게 빼돌리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전해지면서 국세청 안팎이 충격에 휩싸였다.
국세청은 현재 해당 직원이 부정하게 빼돌린 혈세(血稅)를 환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강서세무서에 근무하던 7급 국세공무원 정 모씨는 상습적인 필로폰 투약 사실이 적발되면서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국세청은 정 씨가 어떤 루트로 마약구매 자금을 마련했는지 여부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에 착수, 정 씨의 범죄행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2005년부터 서초세무서, 영등포세무서, 강서세무서 등 일선 세무서 법인세과에 근무하면서 세금환급신청서 등 공문서를 위조하고 상급자의 직인을 몰래 훔치고 사인을 위조해 결재를 받아내는 방식으로 세금을 부당환급, 거액을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정한 방법으로 그가 국고에서 빼내간 금액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30∼40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가 이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부분 마약 구매 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국세청은 현재 정 씨가 국고에서 부당하게 빼내간 돈을 환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 씨가 미처 사용하지 않고 은행계좌 등에 남겨둔 금액을 찾아내 상당액수를 환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또 정 씨를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추가적으로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관련자 및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상급자들을 엄중 문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세 환급과 관련한 지휘 및 감독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