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자동이체 때만 세액공제 혜택…지방세법개정 추진
"계좌이체·카드납부 때 혜택도 추가해 달라"…지자체 '한 목소리'
내년부터 지방세를 낼 납세자가 이메일고지서 수령과 자동이체 납부를 동시에 신청하면 일정 세액공제 혜택을 주도록 지방세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그대로 세법이 바뀌면 지금까지 혜택을 받던 사람마저 피해를 본다며 발끈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징세편의를 위해 추진하는 지방세법개정의 골자는 납세자가 이메일고지서 및 자동이체 납부를 동시에 신청할 경우 건당 300∼1000원, 자동이체만 신청할 경우 건당 150∼500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동이체만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할 뿐 납세자가 직접 계좌이체 또는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내는 경우는 혜택대상에서 빠져있다.
문제는 서울특별시와 부산·대구광역시 등 자치단체에서 납세자가 지방세 고지서를 이메일로 받고, 위택스(지방세포털서비스)를 이용해 계좌이체 또는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납부할 경우 500원에 상당하는 마일리지 혜택을 주고 있었다는 것.
행정안전부가 내년부터 지방세 전자납부 감면혜택을 '자동이체'로 한정함에 따라, 내년부터 계좌이체 또는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납부하는 납세자는 단돈 500원의 마일리지마저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일부 자치단체들의 불만.
해당 자치단체 관계자는 "납세자들이 매월 내는 수도요금, 가스비 등 공과금과 달리 1년에 한두번 내는 지방세를 자동이체로 납부하는 것은 꺼린다"며 "자동이체에 따른 세액감면 효과는 작고, 계좌이체·신용카드 납부로 받았던 더 큰 혜택만 없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안부에 따르면 전체 지방세 납부액 중 자동이체 납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4.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들은 "지방세가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아닌 만큼 납세자들은 자동이체보다 계좌이체 납부를 더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계좌이체·신용카드 납부도 전자납부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지방세개정안에 따르면 계좌이체·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낼 때 자동이체와 같은 세액감면을 받을 수는 없다"며 "다만 자치단체가 마일리지 혜택에 대한 자체 조례를 유지할 경우 계속적으로 실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치단체가 계좌이체·신용카드 납부에 대해 마일리지를 부여한다는 현행 자치단체 조례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어서, 자치단체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행안부가 자치단체별 지방세수 확충 노력을 평가해 보통교부세 산정시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부여하는 '지방세수관리 강화 방안'을 추진, 자치단체가 지방세법에 근거가 없는 비과세·감면을 해주면 보통교부세가 깎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치단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주민들의 납세편의를 위해 마련한 계좌이체·신용카드 납부 마일리지 혜택을 없애고, 자동이체에만 감면혜택을 주는 것은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자동이체 감면은 징수율 제고에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