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과 조세정보교환협정 확대 필요"
재정부 "정기·자동정보교환, 역외탈세전담반 추진"
최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해외계좌신고제 도입안에 대해 조세피난처 등 외국과의 조세정보교환협정 확대를 통한 실질적인 해외금융정보 수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은미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4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조세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서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국제조세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역외탈세는 조세피난처 및 해외금융센터에 소득·자산을 이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해외계좌신고제는 조세회피 방지에 효과적 수단"이라며 "하지만 과세관청이 해외 은닉재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수집할 수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도 지난 1970년 해외계좌신고제를 도입했지만 약 30년간 신고율이 저조했다"며 "이에 2000년 이후 외국과의 조세정보교환협정 체결을 확대했고, 과세당국이 해외금융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된 2008년부터 역외계좌 자진신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조세피난처 및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과세당국의 금융정보접근권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해외계좌신고제를 도입한다면 자발적 신고를 유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세피난처를 비롯한 외국과의 조세정보교환협정 체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고광효 기획재정부 국제조세협력과장도 역외탈세문제 해결의 관건은 해외탈세정보 수집에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과세당국이 역외탈세전담조직 상설화 추진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 과장은 "비록 외국과 조세정보교환조약을 체결하더라도 탈세정보를 어떻게 알아내느냐 하는 정보수집시스템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며 "상대 국가에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자동정보교환 조항을 해당 조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조세조약 이외의 비공식적 정보수집을 위해 외국정부·은행·기업들과 접촉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역외탈세전담조직이 필요하다"며 "국세청 역외탈세전담조직 상설화 작업이 이미 상당부분 추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고 과장은 불특정 납세자들의 탈루혐의에 대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 법원의 승인을 얻어 과세관청이 금융기관 등에게 납세자 관련 정보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포괄적 자료제출 명령제도'의 도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