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계약 의혹 및 조달능력 '의구심'
하나금융-"의혹 사실과 다르다", 강경대응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인수자금을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내년 초까지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제 때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론스타와의 계약 자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하나금융은 부정적 인식 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 하나금융 '강경대응' 방침= 7일 하나금융은 자금조달을 위한 해외투자자 접촉과 관련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하버드재단 운용기금 등은 전혀 접촉한 바 없으며,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해외 일정에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이어 "인수자금 유치협상에서 장기투자 목적의 전략적 투자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재무적 투자자 중에서 사모펀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못박았다.
하나금융은 특히 테마섹 및 론스타와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하나금융의 이같은 강경대응 의지는 최근 하나금융의 자금유치에 대한 시장 안팎의 의구심이 확산되는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 등이 인수계약 자체에 의혹을 제기하는 등 대내외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 하나금융은 이날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인수에 악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적 행위로 보인다"고 해석하는 등 상당히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꼬리무는 의혹과 '루머(?)'= 하나금융의 이 같은 강경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맺은 계약서 상 인수금액은 4조6888억원.
그러나 론스타 측이 요구한 연말 배당 850원을 포함할 경우 하나금융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할 금액은 5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외환은행 노조가 공시위반 및 이면계약 의혹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은행 지분 6.25%를 보유하고 있는 수출입은행까지 '태그얼롱'(대주주와 같은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하나금융의 자금조달 부담이 6000억원 가량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 입장에서는 향후 외환은행 주가가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금액인 주당 1만4250원에 크게 못미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7일 종가기준 외환은행의 주가는 1만1150원.
상당수 전문가들은 M&A 모멘텀 소멸과 배당 감소 등의 영향으로 외환은행 주가가 상당기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하나금융의 자금조달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밑그림조차 전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달 하나금융 대주주에서 이탈한 테마섹은 물론 투기성 자금으로 알려져 있는 해외 사모펀드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하루빨리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얻는 것 없이 신인도만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