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원내대변인 급랭정국 두고 '장외설전'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로 인해 정국이 얼어붙은 가운데, 여야 원내대변인은 9일 정국악화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며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이날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야당이 감액만 나흘을 하면서 지연전술을 써 무슨 얘기를 해도 믿을 수 없었다"며 예산안 단독처리의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했다.
정 대변인은 여당이 예산안 처리를 서두르는 배경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게 본다면 작년에도 그렇고 재작년에도 그렇고 그런 식으로 했을 것"이라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그동안 법을 만든다는 국회가 헌법이 정한 기일을 어기면서 연말까지 투쟁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법정 기일은 지났지만 정기국회 내에 처리를 했다"며 새해 예산안 단독처리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했다.
친수구역 활용 특별법안 등 쟁점 법안의 처리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받고 통과를 시켰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향후 여야관계와 관련해선 "냉각기를 갖고 다시 정치를 복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될 것 같다"며 "사태의 단초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야당도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민주당의 각성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같은 정 원내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민주당의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어제 행해진 그런 일들은 의회주의 파괴"라며 맞섰다.
전 대변인은 "잘 되고 있던 예산심사 일정을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마감 시한을 정해버리고 강행처리를 했다"며 "(예산심사를) 아예 하지 않고 날치기 통과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여야 원내대표 간에 협상을 해서 정상적인 처리 절차를 충분히 밟을 수 있었는데, 중간에 한나라당이 마감 시한을 정해 강행처리를 하라는 입장을 밝혀서 국회가 지금 파행에 이르렀다"며 청와대에 화살을 돌렸다.
이어 앞으로의 투쟁 전략과 관련, 전 대변인은 "정부 여당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의회주의를 파괴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야당 및 시민사회 공조 투쟁의 방침을 천명했다.
안보위기 상황에서 장외 투쟁이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대여 투쟁과 함께)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은 소홀함이 없이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