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민소득 사상 최고 2만3천弗 예상…변수 많아
국민들의 '호주머니'가 두둑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2만달러를 회복이 거의 확실시되고 내년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평균의 위험'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1인당 소득은 우리나라의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소득 증가를 가로막을 수 있는 대내외 변수도 적지 않다. 2만달러에 안주하지 말고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하려면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올해 소득 2만弗 회복..내년 사상 최대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우리나라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853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까지의 연평균 환율(달러당 약 1,160원)과 통계청 추계인구를 적용하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에는 280조8천억원이 부족한 금액.
즉, 올해 4분기 GNI가 지난해 4분기보다 2% 넘게 감소하지만 않으면 2007년(2만1천700달러) 이후 3년 만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회복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 10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4.8%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변동 등을 반영해 `디플레이터'를 적용하는 실질 GDP가 4.8% 늘어나는 만큼 명목 GNI와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은 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연간 GDP 디플레이터가 약 3%라고 가정할 경우 명목 GDP와 GNI 증가율의 격차를 고려하면 연간 GNI 증가율을 8.8%로 추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GNI가 1천68조7천억원이었고, 8.8%가 증가하면 1천162조7천억원이 된다. 여기에 연평균 환율을 적용해 달러화로 환산하면 1조23억달러다.
이를 각각 인구로 나누면 2천379만원(2만510달러)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무난히 2만달러를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슷한 방식으로 한은이 내놓은 2011년도 성장률 전망치(4.5%)와 LG경제연구원의 연간 GDP 디플레이터 추정치(2.0%)를 계산에 넣으면 내년 1인당 국민소득은 2천530만원이 된다. 사상 처음 2천500만원을 넘는 셈이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내년 연평균 환율이 달러당 1,060~1,100원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러한 환율 전망치가 적중한다면 내년 1인당 소득은 2만2천998~2만3천866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 "돌발변수 만만찮다..빈부격차도 심화"
문제는 국민소득 `평균값'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모든 국민의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선 소득 불평등, 즉 빈부격차 현상이 심해져 전체 `파이'는 커지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은 커지지 못하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00년대 들어 상승(악화) 추세다. 2008년 0.296에서 지난해 0.293으로 조금 낮아졌지만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정부 지원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지니계수가 낮아졌지만 앞으로는 `정부 효과'가 사라져 빈부격차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득 증가의 과실이 노동자에게 덜 분배되는 상황도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2006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소득 증가가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도 있다. 세계 경제의 침체로 수출이 둔화하거나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돼 환율이 급등하는 등 돌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이 하락해 교역조건이 나빠져도 소득 증가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
1인당 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 선진국 수준인 3만달러가 되려면 지금과는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15년이 돼도 3만달러를 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주 원 연구위원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제의 효율을 높여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