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증자 및 채권 발행…레버리지 비율부담 벗어날 포석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자금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금조달 방안을 서둘러 발표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투자자 유치를 위한 해외출장 직후 인수자금의 50%를 증자 및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자금의 절반은 내부자금을 사용하고 나머지 25%씩은 주식발행 및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1조원 안팎의 채권발행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지분 51.02%의 인수자금이 총 4조688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 및 증자를 통해 각각 1조2000억원 가량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하나금융은 증자 및 채권발행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특히 증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주가치 희석'을 이유로 걱정해왔던 것이 사실.
이날 김 회장도 주식발행의 경우 기존 주주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제 3자 배정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현재 하나금융이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하나은행 배당 및 현금자산을 포함해 2~3조원 가량.
하나금융이 기존 계획과 달리 증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유동성이 풍부한 대내외 금융시장 상황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중 레버리지 비율에 대한 부담을 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9월말 현재 하나금융의 이중 레버리지 비율은 117%. 만약 하나금융이 유상증자 없이 전액 차입에 의존하게 될 경우 이중 레버리지 비율 130%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차입에 의존할 경우 금융당국이 M&A를 통한 이중 레버리지 비율 상승을 예외로 인정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하나금융이 증자와 채권발행에 성공할 경우 120%대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