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현재 상황 달라질 것 없다"
전통적으로 세무사회장 선거의 '선택기준'이 정책보다는 인물이었다.
정책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준 후보라도 '조직력'을 통해 '표심(票心)'을 포섭한 인물에게 패배하는, 기형적 선거가 많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익단체장 선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업계 일각에서 "이번 선거는 정책을 가지고 다투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이번 선거 역시 정책선거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현재로서는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전에는 무려 6명(김정부, 박점식, 송춘달, 유재선, 조영래, 정구정-가나다순)이 출사표를 던졌다.
현 시점에서 극강의 후보자를 손에 꼽기에는 아직 변수가 많이 있는게 사실이다. 시간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합종연횡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한껏 열려있는 상황이다.
□ 선대본부장 선임 논란, '눈총받는' 정구정號 = 24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레이스 참여를 선언한 정구정 후보자는 무려 7명에 달하는 거대한 선거대책본부장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논란거리가 발생했다.
선대본부장 라인업 구성원 중 일부가 '논란'의 대상으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현직 지방회장인 이창규 서울지방회장이 정 후보자의 캠프에 선대본부장으로 합류했다는 소식에 논란이 뜨겁다.
현직 지방회장이 세무사회장 선거캠프에 선대본부장으로 합류한 일은 전례가 없는 일. 정 후보자 측은 선거규정상 문제가 없고 사전에 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채수인 선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현직 지방회장이 특정 후보자 선거캠프에 합류하지 않은 관행을 감안하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라며 "그러나 명문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측면에서 선관위가 이를 조율할 입장은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규정상 아무리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도의적으로는 용납하기 힘든 일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캠프 합류를 결정한 이 서울회장의 행보를 성토하며 아예 서울회장직을 내놓으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세무사는 "전례가 없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본-지방회간 협조도 협조지만, 지방회장의 가장 최우선 덕목은 본회의 불합리한 업무추진을 견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방회장이 본회장 후보자의 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세무사는 "두 사람이 오랫동안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랬기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 세무사는 "이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업계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정한 사람들이 일을 매듭지어야 한다. 문제가 없으니, 마음대로 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잘못됐다. 선거는 개인이 아닌 업계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