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선입견 강화 자료들 보고" 지적
"우리가 복지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준에 들어가고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 유시민 원장은 27일 "대통령한테 보고가 엉터리로 들어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 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대통령이 복지지출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으니 밑에서 자꾸 그 선입견을 강화하는 방향의 좀 좋지 않은 자료들을 보고한 것 같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근 28%에서 30% 가까운 예산이 복지에 들어간다"는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는 "전체 예산의 28% 수준의 복지 지출이 걷히는 나라는 선진국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이 과정에서 "복지국가들은 전체 GDP 중에서 국가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우리보다 두 배 정도 높다. 대게 50% 이상, 60% 정도가 된다"고 밝혔다.
즉 "그러니까 GDP가 우리보다 2~3배 높고,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두 배 이상 높고,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 가운데에서도 복지의 비중이 또 두 배 이상 높으니까 (복지의 규모가) 대개 우리나라의 8배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그런 뒤 "이런 상황에서 28% 얘기를 하면서 이미 복지국가 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참모들로부터 보고를 받을 때 사실인지에 대해서 조금 점검해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유 원장은 이날 민주당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무상복지 논쟁과 관련, "우리나라는 서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무가 너무 적게 돼있는 나라"라며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국가재정 지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제안하며 얘기하는 모든 것들은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민주당의 3+1(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민주당 자신이 그 문제에 대해 토론 중이니 어떤 결론을 낼 때까지 조금 기다려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3+1 복지 정책이 증세 없이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그걸 다 한꺼번에 하려면 지금 상황에서 세입만 가지고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3+1 복지 정책을 실시하려면) 최소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실시된 부자감세를 원위치 시키는 걸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우리가 소득이나 자산, 소비에 대해 세금을 매기고 있는데, 그중에 어느 것을 조금 더 올릴 필요가 있는지, 또한 올린다면 어느 것을 어느 정도 올릴 것인지에 대한 국민들과의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