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관 세무사-간암 앓는 친구에게 간이식
"가족 아닌 친구가 간 이식, 이런 경우 처음"
간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친구에게 자신의 일부를 떼어준, 아름다운 우정이 담긴 스토리가 세무사업계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현재 중부지방세무사회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전진관 세무사(사진, 56세)는 지난 24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간경변 및 간암으로 투병 중인 오랜 친구인 윤 모 세무사(56세)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 주는 수술을 받았다.
윤 세무사는 지난해 11월 간암 판정을 받은 뒤 "간이식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삶에 대한 미련을 포기할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 때 나타난 구원의 손길은 가족도 아닌 그의 오랜 친구 전 세무사였다.
자신이 윤 세무사와 혈액형이 같다는 사실을 안 전 세무사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내 간을 떼어 주겠다"고 약속했고 윤 세무사와 부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강행했다는 후문.
전 세무사와 윤 세무사는 지난 1988년 강서세무서 법인과에 같이 근무한 이후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으며 세무사 개업 이후에도 매달 부부동반 모임을 가질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두 사람의 우정을 옆에서 지켜봐온 전 세무사의 딸 민현(24)양은 이식 이후의 건강을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두려워 말고 아빠를 응원해 주자"며 "나도 친구가 그런 상황이 되면 아빠처럼 할 것"이라고 설득해,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하게 했다.
수술을 집도한 담당의사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집도의는 "가족이 아닌 친구가 간을 이식해 주는 경우는 처음 봤다. 대단한 일을 하셨다"고 전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병실에서 회복 중인 전 세무사는 "나는 원래 건강해 회복이 빠르다"며 밝게 웃었다. 다만 "만만찮은 수술비와 치료비가 문제"라며 동료에 대한 걱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편 세무사회는 지난 25일 상임이사회에서 형편이 어려운 윤 세무사를 돕기 위해 치료비 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