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이 전문가들마다 크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의 호황도 없지만 급격히 붕괴될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SC제일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28일 '한국-주택시장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부담을 감안하면 국내 주택시장이 2005~2006년의 주택시장 호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낮지만 그렇다고 인구구조적 측면에서의 비관적 견해도 설득력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 미국을 넘어섰고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상승했다"며 "한국은행은 이 비율이 2009년 143%에서 2010년 14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둔화됐다기보다 가계소득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은행들이 가계부채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 주택대출 확대에 신중할 것"이라며 "정책입안가들도 주택시장이 과열징후를 보일 경우 통상적으로 적용해 왔던 규제장치를 다시 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국내 은행권의 리스크관리 및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정부의 상시적 규제장치가 주택시장 과열을 방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오 이코노미스트는 수년내 국내 주택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그는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LTV 비율은 미국보다 훨씬 낮으며 국내 은행들의 재무상태도 양호다"며 "또한 공급측 요인도 거품을 경험한 대부분 국가들과 달리 주택시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05~2009년 건축 인허가 물량은 44만8000호로 지난 20년 평균치인 53만4000호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GDP 대비 주택투자 비중도 2006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2010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것.
반면 가계소득 증가율은 2009년 0%에서 지난해 5% 수준으로 정상화되며 주택구입능력이 개선됐으며, 주택대출 금리도 지난해말 4%대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인구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빨라 주택시장도 일본처럼 곧 붕괴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있다"며 "그러나 가계소득 및 금융상황, 공급 상황 같은 기타 요인도 중요하며, 1인 가구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유지되는 만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