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대' 당론화에 임시국회 처리 '난항' 예고
기독교계 "낙선운동 하겠다" 협박까지
이슬람채권에 대한 비과세 법안이 정치논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이슬람채권 비과세 법안은 기획재정부가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할 법안 중 하나로 꼽고 있지만, 최근 민주당이 반대입장을 당론화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의 논의가 힘겨워지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지난 17일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특정 종교에 대한 특별한 과세특례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 종교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고, 이용섭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법안을 "조세소위에서부터 재논의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위 야당간사이자 조세소위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의원이 지난해 조세소위에서 합의된 내용을 스스로 다시 소위원회 논의대상으로 끄집어 내리고자 하는 것은 야당 입장에서 그만큼 정치적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슬람을 배척하는 기독교계의 반대는 정치권을 움직이는 핵심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2009년과 2010년, 국회 입법논의과정에서 이혜훈 의원 등을 통해 여당내 반대여론을 간접적으로 이끌었던 기독교계가 최근에는 '낙선운동'까지 운운하며 정치권을 압박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교단대표들을 대동해 지난 17일 한나라당사를 방문,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 등과 만나 "낙선운동을 불사하겠다"며 이슬람채권 비과세법안 반대입장을 전달했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주와 이슬람채권 비과세 법안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야당의 반대명분이 추가됐다.
정부가 UAE 원전 수주를 거대한 성과로 포장해 왔던 것을 비판해 왔던 야당은 원전수주의 대가로 대출해주기로 한 자금동원을 위해 이슬람채권에 특례를 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슬람채권 비과세 법안과 UAE원전을 결부시키기 시작했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원전수주대가로 공사비를 대출해주기로 했는데 이에 소요될 막대한 여신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종교의 채권에 특례를 주는 법안"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슬람채권 비과세법안은 2009년부터 추진했던 법안으로 원전과는 무관하며, 종교적으로 해석할 부분도 아니다"는 입장이다.
현재 달러표시채권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주는 것과 같이 이슬람채권에도 이와 동일하게 세제혜택을 주는 조세형평 차원의 제도이지 특정종교에 혜택을 주는 제도가 아니라는 것.
일반 달러채권은 이자소득세가 면제되지만, 이슬람채권은 이슬람율법에 따라 이자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이 없어 이와 연계된 투자에 소득·법인세 등을 면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독교 단체의 국회에 대한 압박수위는 높아만 가고 있어 2월 임시국회에서의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은 최근까지 "수쿠크법을 통과시키면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과 같이 기독교 2적(敵)으로 규정하고 행동으로 빈말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다"거나 "국회의원을 더 하고싶으면 이슬람채권법 처리를 그만 두라"는 협박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