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대구지방세무사회 투표를 시작으로 제27대 세무사회 회장 선거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 세무사업계의 눈과 귀가 온통 회장 선거에 쏠려있다.
박점식, 송춘달, 정구정, 유재선(기호순) 등 총 4명의 후보자들이 나름대로의 공약을 발표하며 표밭 일구기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으며, 전국 9000여명 세무사들은 후보자들의 공약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세무사회 회장 선거의 최대 화두는 세무사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이다.
기존 세무사들의 가장 큰 수입원이었던 기장대리 업무가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납세자들에게 종합적인 세무·회계 컨설팅을 제공하는 세무사만의 새로운 업무영역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이번 선거전은 세무사 신수익원 발굴 및 업무영역 확대에 대한 후보자들의 아이디어 전쟁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얼마 전까지 세무사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한길TIS 문제' 역시 신수익 발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대 사안이지만 어느 후보도 이에 대한 비전을 제시 못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2007년10월 자체적인 세무·회계 프로그램을 확보하기 위해 전산법인 설립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우여곡절 끝에 회원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2009년9월 '한길TIS'를 설립했다.
당시 '한길TIS'는 국세청의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도입 추진과 맞물려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사업을 핵심사업으로 내세우며 당당히 출범했지만, 수익성 여부 및 회원 추가출자 문제 등 여러 가지 논란거리를 안겨주며 세무사회 내부의 최대 '이슈메이커'로 등장했다.
특히 올해부터 법인사업자들의 경우 전자세금계산서를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하는 등 본격적인 전자세금계산서 시대가 도래했으나, 한길TIS의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 사이트인 '베스트빌'은 더존, 넷마니아, 비즈온 등 타사 서비스 사이트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사이트 순위 정보(2011년 2월 1주)에 따르면 '베스트빌'은 하루평균 방문자 수가 1만8438명으로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사이트 중 방문자 수에 있어 최하위 수준인 12위를 기록했다. 방문자수 1위인 더존의 Bill38624(22만6810명)와는 무려 10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한길TIS는 지난 2009년9월 '베스트빌' 설명회에서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세무사수임고객 48만 법인 중 21만 기업을 대상으로 228억의 수익을 달성, 전자세금계산서 업계 1위가 된다고 공언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한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 한길TIS는 중소상공인과 세무사들을 대상으로 ▲사무소통합업무관리 ▲전자세금계산서 통합수납 ▲세무컨설팅 등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종합 '세무포털 서비스'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했지만, 세무법인에 국한된 사업모델 제시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한길TIS는 지난 2009년 세무사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한 3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고, 지난해 세무사회 회원들이 1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결정한 세무사들이 주인인 회사다.
현재 세무사회장 선거로 인해 한길TIS 문제에 대한 세무사회 회원들의 관심이 다소 줄었지만, 이처럼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4명의 후보자 중 누가 차기 회장에 당선되더라도 이 과제는 차기 회장과 세무사회는 물론 모든 회원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