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구제역 사태·물가폭등 정부책임론 제기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과 관련,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22일 "원세훈 국정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국정원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이 국정원 직원들로 밝혀져 국민을 황당하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의 이런 행태는 예고된 것"이라며 리비아 군사정보 수집으로 인한 추방, UN특별보고관 미행 등의 사례를 거론했다.
이어 "국정원이 '흥신소만도 못하다', '걱정원이 됐다'는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은 폐쇄적인 인사구조와 성과지상주의 때문"이라며 거듭 원세훈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각종 현안을 언급하며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먼저 구제역과 관련해 그는 "구제역 방역에 실패한 이명박 정부가 매몰처분도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한 뒤 "구제역은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인 실패가 빚어낸 인재이자 관재"라며 "국정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물가와 관련해선 "정부가 '연간 3% 수준에서 물가를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도 지키지 못했다"며 "물가폭등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의 무게중심을 경제안정으로 전환하고, 거시경제정책 운용 핵심수단인 환율과 금리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가격 상승에 대해선 "이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전월세값 폭등을 막기 위해 인상률을 연간 5%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고, 한 차례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세입자에게 주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개헌을 두고서는 "국민들이 이렇게 민생대란 속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개헌 놀음에 빠져 있다"며 "당장 진성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개헌논의를 중단하고 민생대란에 허덕이는 국민을 보살피라"고 요구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과 관련해선 "한미 FTA는 미국과 우리에게 공동이익이 돼야 하지만 이번 재협상 결과는 우리에게 너무 불리하다"며 "민주당은 밀실협상 퍼주기로 일관한 한미 FTA 재협상의 국회 비준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복지정책과 관련, "예산상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는 실현가능한 대안이고, 확실히 실현할 수 있다"며 "복지전달체계를 혁신해서 누수와 중복을 막으면 상당한 복지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민주당은 국민 여러분의 지지로 반드시 집권해서 국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북문제에 대해선 "연평도 포격처럼 전쟁을 부추기고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체의 언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통 큰 결심으로 하루 빨리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통령 집권 4년차가 되면 측근비리가 드러나고, 5년차가 되면 친인척 비리가 밝혀진다"며 "이제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과 우리 대한민국의 성공, 과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아픔을 참고 형님을 정계에서 은퇴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