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지방세 비율 높을수록, 지역경제성장도 높아"
"지방세 과표, 수도권·지방 격차 커"
우리나라의 지방세 제도와 세부담비율 등을 고려할 때, 지방세가 지역생산(GRDP)과 지역소득의 성장률 수렴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수도권의 지방세 과표비중이 지방보다 높은 이유는 개인부담율의 차이보다는 법인의 활동이나 부동산 거래의 활성화에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3일 한국조세연구원 김정훈 연구위원은 '재정분권과 지역경제 성장의 수렴'이라는 제하의연구보고서를 통해 "지역생산·지역소득의 성장률 수렴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1인당 지방세"라며 "1인당 지방세와 지역경제 성장 간에는 정(正)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1인당 지방세는 지역별로 서울이 127만원, 경기 104만원, 인천 85만원, 울산 101만원, 부산은 73만원, 대구 65만원, 광주 63만원, 대전 72만원 등으로 나타났고, 도 지역의 1인당 지방세는 60~80만원 사이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1인당 지방세는 부산, 대구와 같은 지방 대도시 및 도지역보다 1.7배에서 2배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컸고, 경기도의 1인당 지방세 역시 이들 지역보다 1.4배~1.6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지방세 제도상 세율은 전국적으로 동일한 점에 비춰, 지역별로 1인당 지방세의 격차가 상당히 큰 폭으로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의 1인당 소득이 다른지역에 비해 높지만, 1인당 지방세가 타지역의 거의 2배에 가깝다는 것은 단지 소득 수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아울러 "경기도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1인당 생산과 소득이 평균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지방세가 다른지역의 1.5배 수준이라는 점은 우리나라의 지방세 체계가 수도권에 상당히 유리하게 되어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같은 현상은 17개의 지방세 세목에서 주민들이 내는 지방세 이외에 법인이 부담해 주는 지방세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라며 "지방세 과표와 지역 경제활동의 연계성이 수도권에서 훨씬 더 밀접하다는 것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1인당 지방세 격차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방세에는 주민부담과 법인부담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법인 본사가 집중된 수도권의 높은 1인당 지방세는 그 만큼 해당 지역의 지방세수 증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지방세를 단지 지역주민의 재정적 부담 측면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지역 경제성장에 오히려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은 "지방세 세율은 전국적으로 거의 같아 주민의 세부담은 별 차이가 없지만, 지방세 과표는 지역생산이나 지역소득뿐만 아니라 법인의 활동이나 부동산 거래의 활성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효율적이고 균형적인 지역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지방세 체계가 개편돼 지역생산과 지역소득과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