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정의견 최대한 '수용' 방침
고소득 현금수입업종의 세무신고를 사전에 검증하는 세무검증제도가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 세법개정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세무검증제와 함께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이슬람채권(수쿠크) 비과세 법안이 종교계의 압력행사로 사실상 논의 자체가 무산되면서 추진동력이 다른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
실제로 2일 오후에 열리고 있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도 세무검증제 관련 법안만 안건으로 상정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세무검증제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변화도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세무검증 주체인 세무사들은 지난해까지 제도도입을 반대해 왔던 입장을 뒤집고, 최근 찬성으로 돌아섰다. 한국세무사회는 세무검증제를 '블루오션'으로까지 칭하며 임시국회에서의 통과를 희망하는 입장이다.
정부의 세무검증제 도입 계획에 따라 부실검증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하지만, 검증업무 자체를 새로운 업무영역으로 판단하고,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
정부 역시 지난 연말 국회에서 소관 상임위원회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수정요구를 최대한 수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일단 제도도입에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검증대상 사업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납세자의 납세협력비용 축소를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부실 검증에 대한 검증자의 책임이행을 어떻게 하면 실효성 있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최대한 국회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세무검증제도의 정부안에 변화는 없다"면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 수정의견이 있으면 최대한 받아들이는 쪽으로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무검증 대상인 전문직 등 현금수입업종에서는 여전히 반발이 거세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특정업종을 세금탈루업종으로 구분해 차별화된 세금부담을 지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집단행동에 돌입할 기세다.
특히 변호사협회의 반대입장은 향후 세무검증제 관련법안이 기획재정위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을 때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변호사들이 반대하는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적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기획재정위는 3일 열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이슬람채권 비과세 법안에 대한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 실시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이슬람채권과 관련해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지만 이미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이슬람채권 비과세법안의 논의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상태이고, 민주당 또한 제도 도입에 반대하고 있어 공청회는 사실상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