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는 정구정 세무사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선거는 현행 세무사회 선거제도가 가진 여러 문제점을 노출, '개혁' 필요성을 확실하게 알린 선거로 평가된다. 회원 1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세무사회의 '격(格)'에 맞는 선거제도 개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표율 제고…"선거 관심도 높았다"
엷어진 네거티브-"아름다운 뒷모습은 없었다"
'축제'는 끝났다.
지난 28일 종료된 제27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정구정 세무사(이하 정 당선자)가 유효투표 6952표 중 3737표(57.77%)를 획득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역대 회장 선거에서 찾아보기 드문 압도적 득표.
출마자들의 윤곽이 하나 둘씩 잡히면서 세무사 업계 안팎에서는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변죽만 한껏 울리다 중도 포기한 2명을 포함, 무려 6명의 후보자가 난립해 경쟁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최종 4파전으로 압축, 진행된 선거에서 세무사 회원들은 '참신한 인물'이 아닌 '추억의 인물'을 선택했다. 이번 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남겨놓았다.
또한 희망과는 달리 축제로 승화되지 못했으며, '이권'을 둘러싼 흉물스러운 잔재들을 잔뜩 남겨놓았다.
□ 긍정의 생산물, '투표율' 제고 = 현재 세무사 업계에는 현재 여러 가지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이를 풀어낼 '해결사'의 존재가 절실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예년에 비해 높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투표율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국 8941명 유권자 중 6925명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 77.4%의 투표율을 보였다. 지난 2007년 순회투표 당시 투표율(70%)에 비해 7%p 이상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순증한 유권자(신규 개업 세무사)등을 감안할 때 7%p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특히 중부와 서울지방회 투표율이 10%p 이상 증가한 것이 투표율 제고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부와 서울지방회 순회투표시 투표율 제고를 위해 사용한 방법(보수교육 책자 배부)도 상당한 효험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 긍정의 생산물, 엷어진 '네거티브' 선거구도 = 후보자의 난립(4명) 양상으로 선거전이 개시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네거티브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성 홍보전이 전체 선거판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 선거구도의 색채가 엷었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의 경우처럼 선거공보물 등에 특정후보를 교묘히 폄하하는 홍보문구 등이 삽입되는 등의 비방전은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사라졌다.
순회투표 개시 이후 소견발표 등에서도 각 후보자들을 개별적인 강점과 소신을 부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연설로 네거티브의 싹을 잘라냈다.
조용근 한국세무사회장도 각 지방세무사회 순회투표 개시에 앞서 진행한 윤리실천교육을 통해 공정한 선거와 올바른 선택을 줄기차게 강조,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출발은 그럭저럭 좋았으나 끝이 아름답지 못했다. 지방세무사회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문자메시지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 논란은 공정선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중부지방회 순회투표 당시 정구정 당선자의 발언도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특히 득표율 2위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송춘달 세무사 측에서 이 문제를 선관위에 고발하는 한편, 정 당선자 측에서도 송 세무사 측을 고발하는 등 낯 뜨거운 모습이 연출돼 회원 1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세무사회의 '격(格)'을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