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멸종위기 희귀동물로 지정된 '구렁이'를 수입허가 없이 다른 뱀들과 섞어 슬그머니 세관조사의 담을 넘으려던 밀수업자가 결국 쇠고랑을 찼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11일 한 마리당 시가 200만원을 호가하는 구렁이 100마리를 환경부장관의 수입허가 없이 일반 뱀 속에 섞어 밀수하려던 박 모씨(남, 49세)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박 모씨는 충남에 뱀 인공증식시설을 갖추고 군수의 허가를 받아 뱀 수입업체를 운영해 왔으며, 추가조사 결과 이번 구렁이 밀수 외에도 '능구렁이' 및 '살모사' 560마리를 밀수입하는 등 총 2억4000여만원에 달하는 뱀을 불법 수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 모씨는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구렁이의 경우 환경부 허가 없이 수입할 수 없지만 살아있는 뱀에 대한 정밀검사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 일반 뱀 속에 구렁이를 섞어 밀수하는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또한 허가를 받고 뱀을 수입한 경우에도 신고한 중량을 훨씬 초과해 적재하거나, 멸종위기종에 대한 신고를 고의적으로 누락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구렁이는 강장·보혈작용은 물론 신경통·관절통·파상풍 등에도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약재 및 보신용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으며, 시중에서 한 마리당 200만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인천세관은 관계자는 "앞으로 멸종위기 또는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생물이 밀수입되지 않도록 수입 동·식물에 대한 통관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환경부와 공동으로 살아있는 뱀·전갈·개구리 등에 대한 수입검사를 보다 철저히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