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11일 오전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을 사내 등기이사로 재선임하는 내용을 포함한 굵직한 안건들을 초스피드로 처리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사내 등기이사 재선임을 비롯해 부정기 항공운송 및 항공기 사용사업 등을 목적사업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목적사업 변경, 150억원에 달하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굵직한 안건이 상정됐으나 22분만에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된 것.
당초 이날 주총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계열사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 회장에게 82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과 맞물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총 전부터 정 회장의 이사선임 반대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었었다.
이날 주총에는 1억7053만288주를 보유한 1235명의 주주(위임장 대리인 포함)가 참석해 82.5%의 참석률을 보였지만, 당초 정 회장에 대한 이사선임을 반대했던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의안 상정에서 동의와 재청에 이르는 과정은 '원안통과'를 원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로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좋은기업지배구소연구소의 이지수 미국변호사는 "소액주주들과 함께 정몽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했지만 그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국내 주요기업의 주총은 요식행위에 머물러 있으며, 소액주주들의 의무이자 권리인 대주주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자신의 재선임 건이 상정된 이날 주총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