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수출기업들의 원자재 관련 관세환급을 지원하고, 투입한 원재료의 종류·수량에 따라 정확한 세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개별환급제도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원자재소요량 실적증명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재완 한남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12일 서울 논현동 서울본부세관에서 열린 한국관세포럼 춘계학술세미나에서 '간이정액환급제도의 운영실태와 문제점에 대한 연구'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는 "수출기업은 수출품의 원재료와 관련된 관세 및 간접세를 돌려 받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원자재 투입량 계산 및 자료관리가 어려워 부정확한 간이정액환급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확한 세금환급을 위해 환급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수출용원재료에 대한 관세 등 환급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수출업자는 수출물품 생산과정에 투입된 수입·국산 원재료에 대해 납부한 관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주세, 교통·에너지·환경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등 7개 간접세를 전액 환급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출자는 수출품에 직접 투입된 원재료의 종류 및 수량을 계산해 원재료별 납부세액을 돌려 받는 '개별환급' 방법을 적용해야 하며, 최근 2년간 돌려 받은 세금이 6억원 이하인 중소기업은 정부가 정한 원재료별 평균환급액을 받는 '간이정액환급'을 선택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중소기업의 경우 원재료 소요량 계산 및 자료관리가 어렵고,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도 부족하다"며 "세관이 중소기업 수출품별 원재료의 상품분류번호, 품명, 규격, 소요량 등에 대한 자료저장·증명을 대행하는 '소요량실적증명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간이정액환급제도는 과다환급 및 WTO 수출보조금 위반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전체 환급업체 중 60% 이상이 활용하고 있어 폐지하기는 어렵다"며 "간이정액환급액이 최대한 개별환급액과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합리적인 계산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개별환급 방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세당국 차원의 환급 관련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며 "일선세관에서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관세환급과 관련한 기업컨설팅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정재호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간이정액환급제도는 과다환급 등의 문제가 있지만 영세수출업자에게 비용절감 등 혜택을 가져다준다"며 "간이정액환급제도를 유지하면서, 개별환급 제도 이용자를 늘리는 개선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류수현 오션관세무역컨설팅 대표는 "현재 간이정액환급제도조차 이용할 수 없어 관세환급을 전혀 받지 못하는 영세업체들도 많다"며 "관세환급제도 자체의 개선과 함께 보다 많은 영세수출업체들이 관세환급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