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서 여행알선업, 종합상사는 의료관광 추진
올해 주요 기업들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신규사업 확장을 가시화한 가운데 기존 사업과는 동떨어진 의외의 사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5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금융감독원 등에 공시한 593개사의 '주주총회 소집결의 및 소집공고' 내용을 조사한 결과, 정관변경 내용 중 사업목적을 변경한 곳이 112개사(38.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목적 변경을 통해 신규사업을 추가한 기업들의 경우 기존사업과의 연관성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 것이 특징. 사업확장을 통해 어떻게 시너지효과를 얻겠다는 것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는 것.
상품종합도매업을 하는 현대종합상사는 11일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의료관광 유치 및 시설 운영업, 금융업 및 보험업, 노인복지 및 요양시설 운영업, 택배 및 통신판매업을 추가했다.
또 건설업체인 범양건영은 오는 25일 주총을 앞두고 신규로 144개의 사업(해외자원개발사업법상의 해외농업개발사업 등)을 추가하는 정관변경안을 공시했다.
오디오와 비디오 테이프의 제조·도매를 주사업으로 하는 새한미디어는 18일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목적사업에 '작물재배업, 육림업, 축산업, 골프연습장 운영업, 식물원 및 동물원 운영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달 주총이 예정된 대원제약(18일)은 '여행알선업'을, 근화제약(18일)은 '자동차 및 동 부품의 판매 및 정비업'을, 우리들제약(17일)은 '데이터 방송 서비스, 디지털방송 컨텐츠 제작 및 판매 관련 사업'을 새로 포함할 예정이다.
특히 사업목적 변경을 정관변경안에 포함한 회사(112개사) 중에는 녹색사업을 추가한 경우가 34개사(30.6%)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6월 말을 기준으로 상장회사의 약 44%(금융업 제외한 653개사 중 287개사)가 녹색사업을 정관에 반영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번에 사업목적변경 의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상장사 2곳 중 1곳인 48.9%가 목적사업에 녹색사업을 포함하게 된 것.
대원제약의 한 관계자는 "여행알선업이 기존 사업과 동떨어진 사업으로 볼 수 있지만 사내 공모를 통해 헬스케어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포함하게 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사업 로드맵이 나와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장은 기존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겠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현대종합상사의 관계자는 "각 지사에서 올라온 좋은 영업아이템을 신규사업에 포함한 것"이라며 "주총이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에 대비 신성장 동력 마련 차원에서 이번에 신규 사업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하나의 기업이 어떤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는 경영판단에 해당하는 것이며 잘잘못을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경영판단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훼손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