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자진사퇴 해야" VS 與 "근거없는 의혹"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부동산 투기, 언론탄압, 증여세 탈루, 아들 병역기피 의혹 등을 소재로 최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전개했다.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최 후보자는 답변을 회피했다. 여당 의원들은 "제기된 의혹들은 3년 전 인사청문회 때 나왔던 것들"이라며 최 후보자를 감쌌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최 후보자가 언론사 기자 생활을 할 당시 연봉이 1500만원 내외였다"며 "그때 경기도 성남 분당의 이매동과 서현동, 충남 홍성, 봉하 등지에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어떻게 가능했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골프 회원권도 몇 개나 가지고 있다"면서 부동산 외 재산형성 과정 전반으로 의혹을 확대시켰다.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최 후보자는 언론탄압, 언론장악, 언론자유 말살, 언론방송통신쇄국정책, 종편 부실심사 및 특혜의혹 등을 놓고 봤을 때 지명철회 대신 스스로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힘을 보탰다.
증여세 탈루 의혹과 관련해선 김재윤 의원이 나서 "운영하던 회사가 파산돼 소득이 없던 장남 최성욱 씨의 부채 3억8000만원과 전세비용 1억2000만원을 어떻게 냈느냐"며 공세를 취했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최 후보자 아들의 병역 문제와 관련, 병역 기피를 위해 1년여 동안 30~40kg의 체중을 늘렸다며 최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했다.
최 후보자 답변 중 '울먹'
답변에 나선 최 위원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무슨 말씀이신지"라거나 "답답해서 할 말을 이을 수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증여세 논란의 경우엔 "답변을 하면 시간이 많이 들텐데" 혹은 "의원이 한 말은 전혀 합리적이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는 말로 일축했다.
아들 병역기피 의혹을 두고서는 "군대도 못 간 자식을 바라지 않았다"며 "정말 나로서는 안타깝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에 의해 언론탄압의 주체로 언급된 데 대해선 “기자도(記者道)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온 나에게 그 같은 비난은 참기 힘든 모욕과 다름없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與, 검증보다는 '감싸기'
민주당 의원들의 잇단 의혹제기에 최 후보자가 코너로 몰리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신 해명을 하거나, 아예 '근거없는 이야기"라며 방어에 나섰다.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근거없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게 아니냐"며 "그런 식으로 질문하지 말라"고 야당 의원들에게 말했다.
같은 당 진성호 의원은 증여세 문제와 관련해 "(최 후보자의 아들이 운영하던) 회사를 접은 뒤 돈이 남았을 것"이라며 대신 해명했고, 나경원 의원은 최 후보자 아들 병역문제를 두고 "이미 3년 전에 나왔다.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전병헌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하는 후보자에 대한 격려나 옹호는 양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발언을 평가하고 폄훼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비판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청문회는 후보자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확인하는 자리"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최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이날 증인없이 청문회가 진행된 것과 관련해 "최 후보의 진술을 검증할 증인이 없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그 책임을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사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