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맥(脈) 짚어 내는 간결하고 명쾌한 논리로 납세자 대변
사전적 세법해석 통해 불복논리 개발…난제 해결 등 선방 펼쳐
납세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여러 조세불복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법령과 기준을 들이대며 세금을 추징하겠다는 과세당국의 의지에 맞서 '맞불'을 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과세당국의 과세는 분명 법령에 근거를 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를 뒤집기 위해선 '억울함'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비슷한 사례에 대한 방대한 실증연구와 함께 분석내용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자칫 제대로 대응을 못해 과세전적부심청구와 심사·심판청구 등 전심절차를 거쳐 소송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설령 승소를 하더라도 납세자의 입장에서 승소로 얻는 표면상의 경제적 이익에 비해 잃게 되는 손실도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안진 세무자문본부 조세불복팀(TC팀)은 납세자의 불복청구를 받아 심사하고 결정을 내리는 국세청, 조세심판원, 감사원 등에서 근무했던 인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기관에서 근무하며 납세자들의 억울함을 해결했던 경험들은 납세자를 대신해 과세전적부심, 심사·심판청구 등 불복청구를 진행하면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세불복팀은 고객의 사건이 소송으로 넘어갈 땐 엄청난 경제․시간적 손실이 일어날 수 있음을 감안, 어떻게든 행정심판 단계로 사건을 매듭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계법인의 특성상 소송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객의 일은 내 일처럼'이라는 자세로 무장돼 있기 때문. 그 결과로 TC팀은 납세자들의 억울한 점을 명확히 진단하고 명쾌한 논리로 풀어냄으로써 세무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양(量)으로 주장하면 필패(必敗)"-명쾌한 논리 '번뜩'
박남혁 부대표(사진)는 "안진은 타 법인에 비해 '설명과 설득의 툴'(Tool)이 다른 것 같다"며 "아무리 억울해도 진짜 억울한 사연을 요점만 간략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로펌이나 회계법인은 엄청난 분량의 문서로 납세자의 억울함을 대변하기도 하는데, 이래서는 담당 공무원이 사건의 키워드를 확인하기 어려워 이해하기 힘들뿐더러 주장의 요지를 파악하기 힘들어 기각을 당하기 일쑤라는 것.
이는 국세심판원(현 조세심판원)에서 7년6개월 그리고 서울고등법원 파견기간까지 합쳐 10년 동안 억울한 납세자들의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양(量)으로 주장하면 필패(必敗)'라는 진리를 체득한 그의 지론이다.
TC팀도 조세불복 등을 진행할 때 최대한 사건의 핵심 포인트를 간결하게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무원의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사건들의 자료를 보고 이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사건의 핵심 이슈가 분명한 의견서가 쉽게 이해되는 것은 당연한 일. 사건의 키워드 조차 파악이 안되는 의견서라면 납세자의 절실함은 반감되기 마련이다.
TC팀이 의견서를 작성할 때 기본은 '어떻게 주장을 해야 납세자의 억울함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이다. 이 때문에 사건의 요지는 최대한 앞으로 끌어내고 논리적 주장은 초등학생이 봐도 알아 볼 수 있도록 명쾌하게 풀어서 쓴다는 것이 핵심.
이같은 TC팀의 전략은 주효했다. 그 결과 안진의 TC팀은 납세자들에게 안진과 상의하면 억울한 점은 충분히 해결된다는 믿음을 줄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 최고의 전문가 그룹으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
■ 사전적 세법 해석 통해 날카로운 불복논리 개발
불복논리 개발은 세법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TC팀이 핵심을 짚어 내는 불복논리를 개발하기 위해 세법상 불합리한 사안을 사전에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
평상시 고객회사에 세무진단을 실시해 세무상 불확실성이 없는지 파악하고 업종별 이슈를 미리 체크하는 것은 불복논리를 개발하기 위한 사전포석인 것이다.
TC팀이 업계의 목소리를 자주 들으려는 것은 세법 전문가들조차 '세정'에 익숙해지면 현행 세법상의 문제점을 균형 있는 시각에서 바라보기 어려워진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은 이처럼 고객의 입장에서 조세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TC팀의 노력을 매력포인트로 꼽는다.
기업들이 미처 개정된 세법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할 때 개정 조항을 분석해 절세방안을 제시하거나 향후 불거질 수 있는 세무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예규나 사전답변을 받는 선행 노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 타 로펌·회계법인 난제도 '척척' 해결…고객 니즈를 읽다
안진회계법인의 TC팀은 타 로펌이나 회계법인에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사건을 수임해 명쾌한 해법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A회사의 비상장주식 평가 관련 불복건도 타 로펌에서는 기존 해석으로 봤을 때 어렵다며 소송 이외에는 해결방법이 없다고 권했던 사건.
하지만 안진의 TC팀은 10년 전부터 2개의 사업부문과 기장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었던 기업을 A와 B기업으로 분할만 했을 뿐인데 분할시점을 기준으로 새로 설립된 회사와 같이 취급해 비상장주식을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봤다.
이에 TC팀은 선행예규의 불합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적한 끝에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기존 예규를 뒤집었다.
이는 사건에 대한 확신을 통해 불필요한 소송을 막아 고객의 고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승리였다.
또 다른 사례도 타 로펌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고객의 속만 태웠던 미해결 사건이었다.
문제는 조세심판원에서 기각된 선결정례. 심판원에서 기각된 이 선결정례는 1심 행정법원에서도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기각돼 고등법원에 계류중이었으며, 여기서도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
TC팀은 이 선결정례가 상급법원에서 좋은 결과로 인용 또는 조정되어야 심판원 단계에서 고객 사건이 해결될 수 있었기 때문에 타 로펌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고등법원에 계류된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TC팀은 사건을 맡은 로펌과 협력해 결국 2심에서 유리한 조정을 이끌어 낸 동시에 선결정례에 발목이 묶였던 조세심판원의 미제 사건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박 부대표는 "TC팀은 고객의 니즈(needs)를 파악해 명쾌한 논리로 풀어내는 능력이 강하다"며 "고객에 대한 깊은 관심이 다른 법인에서 해결하지 못한 일들을 잘 해결할 수 있었던 저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