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4.4% "현행 조세제도, 고소득자에 유리하다" 인식
조세연구원, 국민 납세의식 조사결과 발표
카드 대신 현금으로 내면 깎아 주겠다며 사업자가 탈세를 유도해도 이를 단호하게 뿌리칠 국민은 2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가운데 8명 꼴인 나머지 78%의 국민은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국민 64.4%는 현행 조세제도가 "고소득층에 유리한 시스템"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공평하다'라고 인식하는 국민은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연구원 박명호 연구위원이 22일 공개한 국민 납세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금결제시 할인혜택 유혹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22%만이 "세금회피를 위한 불공정행위임으로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는 통계청 인구센서스 결과를 모집단으로 지난해 전국의 만25∼64세의 일반국민 2200명(취업자 1966명, 미취업자 2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가상의 특정상황(가상 납세순응행위)에 대한 납세순응도 조사는 두 가지 상황을 전제로 실시됐다.
현금거래 할인유혹상황과 함께 국세청에 발각될 가능성이 없는 현금매출 1000만원에 대해 신고할 것인가 여부에 대해서도 물었다.
국세청에 들키지 않는 현금매출에 대한 신고여부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1.8%만 "신고하겠다"고 답했다.
현금결제시 할인유혹과 관련해서는 5%할인 제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2.6%가 거래에 응하겠다고 답했고, 5%할인 조건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10%할인제안시에는 현금으로 지불하겠다는 응답자가 44.5%로 조사됐다.
할인혜택이 클수록 쉽게 탈세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셈이다.
설문조사 결과 조세형평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대다수가 공평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현행 조세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4.4%가 "고소득층에 유리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한 반면, "공평하다"는 응답은 4.3%에 그쳤다.
중산층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4.9%, 저소득층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3.0%를 차지했다.
본인과 소득이 비슷한 납세자그룹과 비교한 본인의 세부담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1.2%가 "적당한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본인의 세부담이 높은 수준이라는 응답은 38.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납부한 세금과 비교해 정부로부터 받은 혜택은 어떠한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9%가 '낮은 수준'이라도 답해, 대체적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세제혜택이 낸 세금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세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 즉 조세제도에 대한 주관적 이해도는 37.1%(매우 잘 안다 2.3%, 대체로 안다 34.8%)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세금지식을 묻는 객관적 이해도에서도 부가가치세율이 얼마이냐는 질문에는 63.9%가 10%임을 정확히 알고 있었으며, 현금영수증 최저발급액에 대해서도 42.2%의 응답자가 '금액에 상관없다'고 바르게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