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대표 등은 갈등 봉합에 '급급'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은 31일 정부의 정책수행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정책수행 집행과정이 미숙하고 거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신공항 문제를 비롯해 한-EU FTA 오역, 상하이 스캔들, 구제역 등 대통령을 모시는 내각과 참모들의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때야말로 총체적으로 국정을 쇄신할 때"라면서 "동남권 신공항 사태를 정부의 마지막 잘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대통령의 공약이 바뀌는 것에 대해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로 간다는 설명은 부족할 것 같다"고 말한 뒤 "상황의 변화에 대해서 자세하고 소상하게 설명해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지역을 지역구로 둔 서병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에 가장 큰 불만을 드러냈다.
서 최고위원은 "'경제성이 없는데 지역에서 떼를 쓰고 있다'는 식으로 결론을 낸 것은 영남지역 주민들을 폄하하는 형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정부의 인식과 행태를 보면 대통령 선거 공약이 당장의 승리만을 위해서 국민의 마음과 신뢰를 득표수로만 계산했음을 고백하는 것"이라며 "신뢰의 붕괴가 한나라당에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최고위원들의 비판에 안상수 대표는 "신공항이 중단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아쉬움이 크겠지만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넓은 마음으로 수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정부의 결론에 대해서 비록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며 "국론분열을 수습하고 갈등을 보완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의무"라고 의원들을 달랬다.
그러나 최고위원들의 정부 비판이 계속 이어지자 안 대표는 "정부를 비판할 때는 각자 '내가 그렇게 비판할만한 일을 해왔던가'를 돌아보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뼈있는 말로 회의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