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이 추가하락 제한"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초반을 횡보하면서 외환 당국의 환시개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11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4원 내린 1102.8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장 초반 1100.01원으로 지난 2008년 9월 12일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지만, 개입 경계가 고조돼 낙폭을 줄였다.
한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ECB(유럽중앙은행)가 미 연방준비제도(Fed)보다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점도 달러 약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굳어지면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달러 매도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환율은 1100원선 지지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외환당국의 환시개입 여부다. 환율하락은 수입물가를 떨어뜨려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올해 5%대 성장률을 제시해온 정부가 환율하락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외환당국은 지난 달 10일 이후 처음으로 환율이 1110원 아래에서 거래되자 환시개입을 통해 추가 하락을 저지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외환당국의 환시개입 경계감이 환율 하락폭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100원이라는 의미있는 지지선을 앞두고 시장과 당국의 눈치보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역외 매도가 집중되고 있어 1100원을 앞둔 당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외환당국은 '쏠림현상이 심화될 경우에 한해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개입'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