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흥국생명, 대한화섬 등 3사 '검찰고발'
113억원 상당 '무상지원' 혐의 포착, 과징금 46억 부과
"검찰조사에서 '배임죄' 추가될 가능성 높아"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동림CC(골프장)건설 비리 사건과 관련해 과징금과 함께 검찰고발조치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태광산업, 흥국생명보험 등 태광그룹 9개사가 계열사인 동림관광개발을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태광산업·흥국생명·대한화섬 등 3개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동림관광개발은 자본금 10억원으로 지난 2005년 9월에 설립된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태광그룹으로 편입된 비상장회사로 이호진 회장이 51%, 그의 친족이 나머지 49%의 주식을 보유, 실질적으로 태광그룹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공정위는 동림관광개발이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한 춘천 동림CC 건설에 따른 자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태광그룹이 태광실업, 흥국생명 등 9개 계열사를 동원한 혐의를 포착, 2009년 8월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시가 792억원 상당의 동림 CC 골프장 회원권 72구좌를 '회원금예치금' 명목으로 매입키로 약정한 뒤, 이에 따른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고도 '단 한푼'의 이자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권을 취득하는 형식으로 둔갑했지만 실제로는 골프장 건설자금을 선납 예치한 자금지원으로써, 명백히 공정거래법상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금융권 등의 정상적인 대출과 비교해 이 같은 불공정행위로 태광그룹이 동림CC 건설사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이득을 본 금액은 113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태광산업(15억9000만원), 흥국생명보험(10억8000만원), 대한화섬(5억2000만원), 티브로드홀딩스(2억9000만원), 티브로드기남방송(4억4000만원), 티브로드낙동방송(1억4000만원), 티브로드한빛방송(2억6000만원), 티브로드폭스코리아(1억3000만원), 이채널(1억3000만원) 등 9개 태광그룹 계열사에 총 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또 부당지원규모가 비교적 큰 태광산업, 흥국생명과 함께 지난 1998년 이미 부당지원행위 전력이 있는 대한화섬 등 3개사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이번 사건이 검찰에 송치될 경우 형법상 배임죄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의 부당지원행위와 형법상의 배임죄 위반요건이 거의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부당지원행위로 적발된 뒤, 추가로 검찰고발이 이뤄질 경우 형법상 배임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건은 골프장을 착공도 하기 전에 계열사 자금이 그룹 오너일가 소유 비상장회사에 대한 부당지원에 동원된 사례"라며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에 이익이 돌아간 만큼 자금을 지원한 계열사와 그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주주 이익을 침해하고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재벌그룹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히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