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값 담합' 3차공판…250억 과징금 행로는?

"증거 풍부한 담합" vs "담합이라면 정보수집 필요없어" 
 
4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재판장 곽종훈)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주업계의 가격 담합과 관련된 3차 공판이 열렸다. 공판에서는 250억원의 과징금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소주업체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김앤장의 변호인은 변론을 통해 "그간 소주업계에는 제품의 가격, 유통, 영업방식에까지 국세청의 통제가 있었으며, 이러한 관행에 순응했을 뿐인 업계에 수 백억원의 과징금을 매기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자유로운 경쟁체제를 보장해야 한다면 '제도적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케이씨엘의 변호인은 '천우회 회의자료', '무학의 마케팅보고서' 등을 증거자료로 제시하며 "소주업계의 골프모임이나 실무진 모임에서 가격인상 여부, 인상시기 등에 관해 논의한 정황이 보인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 "소주업체들이 주장하는 국세청의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았을 경우의 불이익이나 생사여탈권은 막연히 추정된 것이며 이러한 담합이 깨져야 현실개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체 측 변호인은 "협의를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있을 때 비로소 담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러 업체의 담합시 반드시 1~2개 업체는 리니언시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리니언시가 전혀 없었던 것도 담합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정위 측 변호인은 "소주가격의 경우 맥주가격 행정지도에서와 같은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행정지도가 있었던 모든 분야에서 담합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면서 "소주업체들은 마케팅만이 경쟁요소라고 하지만 가격적인 요소로도 충분히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오비맥주(대표 이호림) 장인수 부사장은 "3년 전부터 천우회 골프모임에 업체 대표 자격으로 매달 참여한 것은 사실이나 가격인상 등에 관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심지어 계열사인 진로소주의 가격인상 정보도 얻지 못해 주류도매상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공지한 후 곤혹을 치른 일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오는 25일 최종변론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