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 동반성장협약식 참석-'초과이익공유제' 역설
"금융위기 극복후, 기업이익 소수 대기업에 편중돼 있어"
동반성장 협약식 참석차 삼성을 방문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동반성장의 수단으로 이익공유제를 제안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1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동반성장 협약식’에 참석해 "지난 97년의 IMF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지만 그 과실이 소수 대기업에 편중돼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공론이 생겼다"며 ‘초과이익공유제’의 계속적인 추진을 시사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12월 결산법인(상장)들이 작년에만 55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2009년에는 37%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은 이자를 갚고 임금을 내면 남는 게 없다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형편이 어려우니 근로자의 임금도 제자리고, 물가상승과 맞물려 국민의 살림이 더 고단해진 것이 현실"이라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그는 이익이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사회 인식에 대해 "일종의 파퓰리즘으로까지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것에 주목해야”하고, “양극화 시키는 확대 성장이 아니라 완화시키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계약 체결 시 부품 가격을 인하하라는 압력도 있고, 이러한 압력에 중소기업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게 현실"이라며, "오죽하면 을이 죽는다는 을사조약이란 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상당한 이익이 발생했으면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게 아니라, 일정 부분을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주고, 또 일정 부분은 협력 기관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비축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한 방법으로 "기술투자나 임직원 교육, 고용 안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동반성장 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운영 실태를 체크해 전체 동반성장 지수를 평가해보겠다"며, "동반성장이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바로미터가 될 것이고, 삼성이 이를 대표하는 대표 선수가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그룹의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9개 계열사와 5200여개 협력사를 대표한 1, 2차 협력사 대표가 참석했다.
삼성의 이번 협약 방안에는 협력사에 61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번 협약은 지난달 29일 현대차그룹 계열사 6개사가 1585개 1차 협력사와의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대-중·소기업 간 협약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