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독특한 인사관행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 세무서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2년 조기 명예퇴직제도입니다. 국세청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생년월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6월말)는 1953년 상반기 출생자들이 대상입니다.
현재 세무서장급 이상 간부들 중 1953년 출생자는 전국적으로 34∼35명 가량입니다. 이 가운데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한 고위간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1953년 출생자 중 상반기 명예퇴직 대상자(1953년 6월30일 이전 출생자)는 대략 15∼20명 안팎이라는 전언입니다. 이들은 약속된 시간이 오면, 관행대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제2의 인생을 위해 조직을 떠나야 합니다.
비록 명예퇴직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퇴직시기를 조금 앞당기는 케이스들도 종종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월말에는 상당수의 고공단 및 세무서장급 자리에 공석이 발생, 국세청이 인사적체를 해소하는데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직까지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인물들이 조직을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아름다운 물러남이 후배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주는 기반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 본·지방청에서 국세공무원의 '꽃', 세무서장으로 나갈 꿈에 부풀어 있는 복수직 서기관들은 6월말 명예퇴직 규모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소 야박스럽지만, 많이 나가는 만큼(?) 자신에게 기회가 빨리 돌아오기 때문이죠. 다만 선배들에 대한 예우가 몸에 밴 국세공무원들인 만큼 대놓고 귀동냥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는 6월말에도 연례행사와 다름없이 떠나는 자와 남는 자가 갈리게 될 것입니다.
어찌됐건 제2의 인생을 위해 정든 조직을 떠나는 선배 국세공무원들의 뒷모습과 그들의 앞길에 행운을 기원해 주는 후배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어우러지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