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사퇴' 촉구
엄기영 측 "아직 불법 판명 안 났다"
한나라당 엄기영 강원지사 후보측이 불법 전화홍보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민주당이 엄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2일 예정돼있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불법 전화홍보 현장으로 알려진 강릉의 한 펜션으로 이동해 "불법을 자행한 엄기영 후보는 강원도민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후보 사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후보측은 강릉의 한 펜션에서 35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일당 5만원과 식사를 제공하고, 불법 전화홍보를 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엄 후보측은 전화를 통해 "안녕하세요. 한나라당 기호1번 엄기영 후보 선거사무실입니다. 4월 27일 수요일 투표 꼭 부탁드리며, 엄기영 후보 지지를 꼭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지역 유권자들에게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백원우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한편, 위원에 최종원 강원도당위원장, 박우순 의원, 이화영 전 의원을 임명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한편 불법 전화홍보 의혹에 대해 엄기영 후보측은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사실 확인이 더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 후보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선거운동원이 아니어도 유권자들에게 전화홍보를 할 수 있다. 불법이 아니다"라며 "사안 자체가 불법으로 판명되지 않은 만큼 민주당에서 후보 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강원도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의 말씀'이란 제목의 공식 성명을 통해선 "전화홍보를 한 것은 전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라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엄기영 선대위는 "이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펜션에서 본인들의 휴대폰으로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한 것과 관련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당에게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번 일은 엄 후보 선대위에서도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민주당에서 한 건 잡았다는 식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일제히 비난하고 나선 것은 과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