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 난무…막판 과열·혼탁 양상
4·27 재보선을 이틀 앞둔 25일 여야는 상대를 향해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특히 여야는 모든 지역에서 상대를 고발하는 등 선거운동 막판 과열·혼탁 양상을 연출했다.
■ 강원, '불법 전화홍보' 두고 공방전
강원도 지역에선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측의 불법 전화홍보가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25일 강릉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엄기영 후보측의 불법 선거운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엄기영 후보는 유사기관을 통해 불법선거를 하고, 기부행위를 자행함으로써 선거법을 명명백백하게 위반했다"며 엄 후보에게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한나라당 불법선거진상조사단 소속 이범래 의원은 "민주당의 허위사실 문자 유포와 관련, 최문순 후보 선대본부 전략기획팀장이 보낸 것이 확인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두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해 25일 현재까지 접수된 고발 건수는 7건. 수사의뢰와 경고도 각각 1건과 7건이 접수되어 처리됐다.
특히 엄 후보와 최 후보도 대규모 불법 콜센터 운영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각각 고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해을, '관권선거' 논란
김해을 지역에선 관권선거 논란이 계속됐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장관실 소속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 논란이 이어진 것이다.
국민참여당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사무소 근처에서 특임장관실 수첩을 취득했다"며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이 수첩의 주인이 특임장관실 시민사회팀장인 신 모씨인 것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수첩에는 활동사항과 활동 시 조사한 유권자의 성향들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었다"며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특임장관실 수첩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임장관실 직원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특임장관실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특정 지역에 직원을 파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 분당을, 강재섭 후보 고발
이번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에선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민주당에 의해 고발되는 사태가 연출됐다.
민주당은 최근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손학규 후보를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방하고, '공금을 횡령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강 후보를 선관위에 고발했다.
이에 강재섭 후보측은 "철새를 철새로, 배신자를 배신자로 부르지 못하느냐"며 "민주당은 무엇이 조급하고 초조해 정치적인 논쟁과 공방을 피하고 '고발'이라는 자충수를 두느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측은 22일 분당을 후보자 TV토론회가 무산된 것을 언급하며 "(강재섭 후보측이) 느닷없이 안보문제를 넣어달라고 해서 '안보문제도 좋고 포맷도 좋으니 토론하자'고 했는데 잠적하고 전화를 안 받았다"(차영 대변인)며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토론회 무산을 마치 강재섭 후보의 탓으로 호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역일꾼을 뽑는 토론회에서 지역 현안이나 후보 공약 검증은 없고 오로지 복지문제만 다루려는 것은 무슨 의도냐"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