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상장회사들 중 오너가 있는 재벌그룹 계열사들은 삼정회계법인과 감사계약을 가장 많이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회사협의회에서 제공한 상장회사별 회계법인 계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37개 재벌그룹들의 계열사 214개사 중 62개사는 삼정회계법인과 감사계약을 했다.
다음으로는 삼일회계법인으로 59개사와 감사계약을 맺었고, 안진회계법인은 51개사, 한영회계법인은 30개사와 감사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펌'을 제외한 나머지 회계법인에 감사를 의뢰한 계열사들은 12개사로 전체 재벌그룹 계열사의 약 6%만 빅펌이 아닌 기타 회계법인과 감사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나 회계감사 시장에서 빅펌 쏠림 현상은 재벌그룹 계열사들에게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부터 6년 감사인 교체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감사계약의 고착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장협 관계자는 "감사인 6년 교체제도 폐지는 협회에서 상장사들의 의견을 모아 건의한 사항"이라며 "감사인이 교체됨에 따라 업무단절로 인한 비효율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감사인을 교체하게 되면 새로운 감사인들이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이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회사 고유의 업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회사와 감사인의 유착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해 그는 "감사인 교체제도를 폐지하더라도 감사인 임의 교체는 금감원의 제재를 받는다"며 "감사인 측에서도 불합리한 교체에 대해 금감원에 신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독립성 문제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감사인 교체제도는 국제성이 없는 제도로 미국도 법인 전체를 교체하는 제도가 없어졌다"며 "이미 회계법인 내에서 3년 이상 동일 회계사(이사)가 같은 회사를 담당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독립성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