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모 유명백화점은 시가 2억4000만원짜리 트랙지션(하늘을 나는 자동차), 5.6Kg의 황금 거북선(1500돈, 3억3750만원), 서울소재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4억5000만원)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바 있다.
행사기간 한달 동안 150만명의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 경품행사에서 1등으로 당첨된 행운의 주인공은 세 가지 경품 가운데 '황금거북선'을 선택했다.
시가 3억원이 넘는 물건이 일순간에 품 안에 굴러들어 온 셈이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당첨자의 사정에 따라 이 같은 행운의 경품이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부담이 돼서 돌아올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세금' 때문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이와 같은 경품류 들은 상금, 현상금, 포상금 등의 '기타소득'과 함께 분류된다.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필요경비 80%는 인정되지 않고 수령액의 22%(소득세 20%, 주민세 2%)가 '원천징수' 된다.
복권당청금의 경우 33%의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결국 현금이 손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경품과는 체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 당첨된 경품을 온전히 수령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가령 1000만원 상당의 경품을 받을 경우 220만원을 제세공과금 명목의 세금으로 납부해야만 하는 것이다.
'공짜'라고만 생각하기엔 만만치 않은 금액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지난해 8월 경 백화점과 주유소가 공동 진행한 경품 축제에서 1등에 당첨, 10년간 쓸 수 있는 3000만원짜리 주유 상품권을 받게 된 김모 씨(44)의 경우가 그렇다.
여든을 넘긴 부모님을 비롯, 여섯 식구를 부양하고 있었던 그는 660만원에 달하는 제세공과금을 낼 형편이 못 돼, 행사 주최 측에 'SOS'을 요청했다.
결국, 주최 측은 김 씨의 어려운 사정을 참작, 상의 끝에 660만원의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234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후문이다.
세금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 완벽한 공짜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