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매매시점에 배당소득세와 증권거래세 중복과세" 지적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상장지수펀드, ETF)에 대한 과세를 연단위로 통산해서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는 일단위로 비교과세를 하고 있지만, 수익이 날 때는 세금을 내고 손해가 날 때에는 손실만 떠 안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익과 손실을 연 단위로 통산해서 과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
한국세법학회 손영철 세무사와 서울시립대 이재호 교수는 2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ETF 과세제도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행 소득세제 하에서 ETF 증권의 양도로 인한 소득이 자본이득이라는 점을 감안해 과세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 등은 "일반 집합투자기구의 경우에도 연단위로 결산일에 과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ETF에 대해서도) 연단위로 비교과세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또 "ETF증권은 금융상품으로서 매매차익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데, 매매시점에 배당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중복해서 과세되고 있다"며 "특히 외국ETF에 대해서 배당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모두 부과하는 것은 ETF의 존립기반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 등은 "2012년 과세할 예정인 국내ETF에 대해서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겠다는 것은 ETF를 양도하면 주식을 양도하는 것으로 보고 과세하겠다는 것인데, 논거가 부족하다"며 "결국은 중복과세로 증권거래세 과세의 정당성 자체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ETF의 법적 형태가 다르더라도 그 경제적 기능은 동일하기 때문에 ETF의 법적형태와는 관계없이 과세부담을 동일하게 해 상품간 과세형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현행 ETF과세제도의 문제점을 쏟아냈다.
삼성자산운용의 배재규 본부장은 "ETF는 일반 투자자들도 낮은 비용으로 다양한 상품에 투자를 가능하도록 하는 투자의 민주화를 실현한 상품"이라며 "정책당국에서 무차별하게 일반펀드와의 형식적인 형평성을 따지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의 최중성 국장도 "국제경쟁력 확보와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환경제공을 위해 지난해부터 외국ETF의 국내상장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외국ETF는 투자회사로 돼 있다보니 현행 체계에서 상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자본시장통합법을 통해 ETF 시장형성에 발판은 마련됐지만 과세제도 때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TF에 대한 중복과세 및 과세형평성 문제제기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한국조세연구원 홍범교 박사는 "주식형 ETF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기 때문에 배당소득에 과세한다지만 실질적으로 과세되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증권거래세와 같이 부과하는 것으로 안다"며 "세부담 측면에서는 (둘 다 과세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형평성에 부합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이중과세 논란에 대해서는 좀 어려운 문제"라며 "일본에서도 거래세제도를 주식양도차익과세로 전환하는 데에 10년이 걸렸고, 전환한 이후에도 인지세의 형태로 거래행위에 대해 과세하고 있다. 실제 적용을 어떻게 할지는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