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자동차 '깜짝 실적' 덕분
국제회계기준(IFRS)을 처음 적용한 올해 1분기 기업들의 연결 순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섰다.
3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66개사(자산 2조원 이상·IFRS 조기적용 116개사, 자산 2조원 미만으로 자발적 제출 50개사)의 1분기 연결 순이익은 21조8천96억원으로 작년 동기 22조2천368억원 대비 1.92% 감소하는데 그쳤다.
매출액은 349조374억원, 영업이익은 26조9천709억원으로 각각 19.62%, 5.46% 늘어났다.
IFRS가 도입되면서 기존 개별재무제표에서 자회사 등 실적을 반영한 연결재무제표 중심으로 바뀌게 되면서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올해부터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제출했다. 2조원 미만은 2년간 연결재무제표를 유예받았지만 자율적으로 제출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131.36%에서 3월 말 135.74%로 4.38%포인트 높아졌다.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부진한 전기전자의 영향이 크다.
전기전자업종은 작년 1분기 5조281억원에서 올해 2조3천718억원으로 절반 이상 순이익이 줄었다. 전통적으로 국내 기업 실적에서 전기전자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크다.
실적이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조선이 포함된 운수장비가 2조5천577억원에서 3조9천172억원으로 42.04%, 화학업종이 2조710억원에서 3조1천746억원으로 53.29%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체 실적의 10%가량을 좌우하는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3조9천938억원에서 2조7천848억원으로 30.27% 줄었다. 반면 현대차는 1조2천813억원에서 1조8천768억원으로 46.48% 증가했고 SK와 현대중공업도 77.04%, 36.24% 늘어났다.
기아차가 91.20%, SK이노베이션이 201.43%, S-Oil이 426.97%, OCI가 179.54% 급증하는 등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유가증권시장본부 정미영 공시총괄팀장은 "전기.전자(IT)의 이익 감소를 자동차, 화학이 대신하면서 전반적으로 1분기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업황에 따라 들쭉날쭉했던 기업 분기 실적이 이번 1분기 전기전자 불황에도 순이익 20조원을 넘겼다.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세가 양적인 부분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증권 임수균 애널리스트는 "이전에도 분기 순이익 20조원이 여러 번 나왔지만 분기별로 다소 변동성이 심했던데 반해, 2010년 1분기부터는 꾸준히 20조원을 넘기면서 확연하게 개선된 양상을 보여준다. 이런 흐름은 2011년에도 연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좋으니까 2분기 이후 실적 걱정이 많은데, 내수, 조선, 건설 등 그동안 눈에 띄지 못했던 업종의 실적이 좋아져 증가세는 꺾이더라도 이익 절대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