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이 산업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항로봉쇄가 완제품의 수출 차질은 물론 원자재 공급 중단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제조업체마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13일 가전-섬유-석유화학-해운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선적지연에 따른 피해액만 적어도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일부 업종의 경우 원자재 공급이 중단돼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2~3일 더 지속될 경우 재고누적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해야만 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국가 신인도 하락, 해외 바이어 이탈, 중국 등 동남아지역으로의 기항기 이전, 생산량 감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부 공장 가동 중단-가동률 최소화=코오롱의 경우 구미-김천-경산 공장으로 수출품을 적입할 빈 컨테이너가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작업을 중단했다. 한솔제지는 재고누적으로 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솔제지측은 직접적인 하루피해액이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냉장고, 컴프레서 등)의 경우 컨테이너 차량부족으로 현재 컨테이너 268대(청소기 69대)가 쌓여있는 상황. 이 공장은 해외수주가 좋아 이날 특근을 계획했으나 이를 포기했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계속될 경우 오는 15일 이후에는 공장라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섬유업계는 동국무역이 현재 250TEU 선적 지연(하루 200만달러)을 호소하며 최소 가동에 돌입했다.
◇조업축소-피해 눈덩이=LG전자는 창원 및 구미공장에서 400-450FEU(40피트 컨테이너)를 부산과 마산항으로 수송하고 있으나 총파업 영향으로 70%정도 출하가 중단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미국으로 가야하는 물품(200 TEU)의 선적이 지연되는 바람에 300만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화업계는 운송업체들의 파업장기화로 수출은 물론 내수마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수출쪽은 선적 차질로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보고 있다. LG화학도 이날 현재 선적차질이 230TEU(350만달러)에 달하고 있고, 오는 17일까지 파업사태가 해결되지 않을경우 피해금액은 75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작업을 중단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수출차질액이 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약 130 TEU가 부산항에 묶여 있고, 원자재가 울산으로 운송돼야 하지만 육상운송마저 안돼 바지선을 이용해 수송을 하고 있다.
◇기항기 이전-바이어 이탈 조짐=에어컨 생산업체인 캐리어는 파업에 따라 지난 9일부터 수출선적이 중단돼 현재까지 6FEU 정도 (금액 30만달러) 수출차질을 빚고 있다. 캐리어 관계자는 " 현재 에어컨 수출 시즌으로 수출선적작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바이어 이탈 등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항의 항만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대형 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한진해운은 14일 부산항 입항예정인 바이칼세나토호의 기항지를 중국 상하이로 옮겼다. 그러나 화물이 다시 부산항으로 다시들어와야 하는 만큼 상하이항 입항 관련 비용과 보관 비용 등 추가 부담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진해운은 또 북중국과 일본서안을 출발해 부산항에서 각 목적항으로 옮겨 싣는 환적화물 처리를 부산항 항만기능이 회복될때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피해 최소화 대책 부심=삼성전자 등 전자업계와 기계업계는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축소할 방침이다. 해운업계와 여타 수출업계도 수출대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따라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한편 철도나 군장비 차량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기계업계도 동남아 수출물량 중 건설기계 일부의 수출이 지연되고 있는가운데 사태 장기화에 대비, 생산라인 조정 등 대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해운업계는 수출 물량 급감에 따른 선적율 저하 상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한국지역 선적 물량을 줄이는 대신 중국, 대만, 홍콩 및 서남아지역에서 선적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최근 해외 지사에 공문을 발송, 해외 화주들로부터 물동량 예약 확대를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