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제 14부(재판장 성백현)는 16일 서울에서 D약국을 경영하는 K씨 등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소송에서 과세청의 처분은 적법하다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약국의 경우 약품이 최종소비자에게 현금으로 판매되고 부가세법상 세금계산서 제출의무가 없어 판매에 따른 실제수입액 노출이 어렵다”며“과세표준 신고시 오류 또는 탈루의 여부는 장부나 기타증빙에 의함이 원칙이나 자료가 미비할 경우 다른 자료를 바탕으로 경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원고들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계좌에 입금된 금액과 원고들이 자진 신고한 매출액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이 명백해 이 차이를 토대로 과세표준 확정신고 내용에 오류나 탈루가 있다고 봐 세액을 결정한 과세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과 납부세액 또는 환급세액을 경정하는 경우에는 세금계산서 혹은 장부 등 기타 증빙을 근거로 해 경정해야 하지만 이러한 자료가 미비하거나 증빙의 내용이 시설규모 등에 비춰 허위임이 드러날 때 추계경정을 규정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처분청이 추계경정을 함에 있어 장부 등 증빙자료가 부족할 경우 은행계좌 추적 등의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며“은행계좌에 입금된 액수와 과세표준 상에 차이가 분명하다면 이를 바탕으로 세액을 경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K씨 등은 지난 94년과 95년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하면서 제출한 매출과표를 바탕으로 각각 세액을 납부했다. 그러나 서울지방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를 벌여 같은 기간 원고들 명의의 금융계좌에 입금된 액수 중 약국수입과 관련 없는 1억여원을 제외한 금액이 매출과표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고 신고누락수입금액이 있다고 판단해 세액을 경정·고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K씨 등은 과세청이 과세표준 결정에 필요한 장부들을 비치·기장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 명의의 금융계좌 입금액만을 근거로 매출과소신고한 것이라고 판단해 세액을 경정처분한 것은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